올해 초 새로 얻은 땅에서 첫 봄 농사를 시작했다.
첫 해 농사를 짓기에 귀농자에게는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씨감자는 한해 전에 미리 신청을 해 뒀어야 했는데,
작년 가을에 마을에 들어왔지만, 누구도 그런 얘길 해 주지 않았었다.
그래서 씨감자를 구하지 못해 감자 농사를 포기할까 했는데,
다행히 대병면에 살고 있는 선배를 통해 씨감자 한 박스를 구할 수 있었다.
작년에 선배를 도와주면서 익힌 씨감자 자르기 기술과 나무재와 버물리는
소독법을 직접 해 보았고, 괭이와 손쟁기로 골을 타고, 감자를 심었다.
감자를 심기 전, 밑 거름용 거름을 준비하기로 했다.
작년 가을에 심었던 마늘이 부족한 거름에 작황이 좋지 않았는데,
그때 밑 거름의 중요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거름은 가까운 시간 안에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낼 것이지만, 당장에는 다른 분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삼가면에서 “꿈꾸는 달걀”을 운영하시는 합천 토박이 형님의 ‘무항생제’, ‘하우스 방사’로 키우는 유정란 닭의 거름을 얻어와서, 산에서 가져온 부엽토, 소나무 잎, 미리 사두었던 쌀겨를 섞어서 만들었다.
만들어진 거름을 감자 심을 밭에 충분히 뿌리고, 5일쯤 뒤 재에 버물린 자른 씨감자를 미리 타둔 감자 두둑에 심었다.
초보는 초보인지라, 미리 타 둔 감자 이랑은 폭은 좁고, 두둑의 높이는 너무 높아서 수확 전까지 흙을 삐집고 나오는 감자를 덮어주느라 땀 많이 흘렸던 것 같다. 갑자기 수확 시기를 앞두고 장맛비와 태풍 소식으로 인해 마음 조렸는데, 적절한 시기에 수확 할 수 있어서 많은 분들과 나눔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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