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농사이야기
03.14 두둑만들기 둘째날
새별이
2013. 3. 14. 23:37
2013년 03월 14일 목 맑음
어제 만든 세 두둑에 이어
두둑만들기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내가 먼저 손쟁기로 기준 골을 타고
민경엄마가 한쪽 골의 흙을 긁어 올린다.
쟁기로 탄 골의 흙은 내가 긁어 올리면서
두둑을 만들어 간다.
재미있는 것은 두사람이 하는 같은 작업이
서로 방식과 스타일이 다르다.
난 골을 깊게 파면서 흙을 좀 높게 끌어 올리는데
민경엄마는 골을 넓게 만들면서 흙을 끌어올린다.
아래 두둑의 오른쪽 골의 완만한 경사는 민경엄마가
왼쪽 골의 조금 가파른 경사는 내가 한 것이다.
골을 넓게 만들어야 이후 풀매기나 북주기 작업이
수월할텐데 난 아무리해도 골을 넓게 긁어주기가
잘 되지 않는다.
오늘은 아홉두둑 정도 더 만들었다.
하루종일 괭이와 쟁기를 들고 흙과 씨름하면서
이렇게 힘든 일을 옆에서 묵묵히 하고 있는
민경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한 선배님의 형수님은 몇년전
두둑만들다 힘들어서 안하시고,
선배님 혼자하신단다.
자꾸 그 생각이 머리에 맴돈다.
나도 혼자서 해야할 일인데
옆지기가 고생을 한다는 생각이...
그러면서 괜히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고생한 옆지기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