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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감자꽃


2011년 5월 21일 토 흐리다 맑음 그리고 저녁부터 비

 

농사를 짓기시작하면서 작물을 배워간다.

도시에 살땐 소비자로서의 생산물에 접근을 했지만,

농촌에서 땅을 일구는 입장에서는 작물 하나 하나에 집중하게된다.

근데 아직은 외줄타기 하듯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가 않다.

 

며칠전 감자밭에 드뎌 감자꽃이 폈었다.

처음으로 핀 꽃이라서 그런지 설레이는 마음에

이리저리 둘러보다 아이들에게 소식을 전할려고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큰아이 학교 가기전에 보여줬더니, 이쁘다고 했다.

그렇게 며칠뒤의 감자밭의 활짝 핀 감자꽃밭을 상상했다.

 

 

그런데, 감자의 알을 굵게 만드는데는 감자꽃이 피기전에 아래 사진의 꽃대를

잘라주어야 한다고 한다.

작물을 키워내는 농부의 입장에서는 꽃대를 꺽어낸다는 것이 맘이 아프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꽃대를 꺽어내며 굵은 감자를 상상하게 되는데,

인간의 먹거리를 위해서 감자의 생장을 조절한다는 것이 도리가 아닐거라 생각이

들면서 잠시 혼란스러워진다. 

그래도 아이엄마랑 굵은 감자 알을 위해 꽃대를 일일이 따냈다.

 

또 밭엔 뭐가 탈이 났는지, 감자잎이 마르고 있다.

다행히 여러포기가 아니라 지켜봐도 될 듯하다.

감자알이 커가면서 땅들이 자꾸 갈라진다.

매일매일 북주기 작업이 필요한 시기인 듯 하다.

 

봄이 되기전까지 거의 바닥을 기던 양파가 참으로 신기하게 쑥 자랐다.

둘째놈 주먹쥔 손 마냥 큰 놈들도 조금씩 보인다.

 

예전에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종자 10가지를 결혼할때 물려주었다고 할 정도로 

농부에게 종자는 소중한 자산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글로벌 기업들이 종자를 독점화 하면서 두해 이상 채종해서

농사 짓기 힘들게 되었다.

반면 토종종자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친정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물려주었던

대를 이어 이 땅에 적응해온 것이므로 그 생명력은 대단하다 할 것이다.

합천에서도 올해부터 토종종자 모임이 생겼다.

지금은 종자를 수집하고 나눔해서 심어보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는데,

지난번 모임에서 받은 조를 심었다.

올 가을 토종종자로 키운 조를 섞은 잡곡밥을 기대해 본다.

 

 

 

소거름 옆에 심은 녹두는 발아율이 참 높다.

장모님집에서 밥에 넣어먹으라고 주신 건데, 종자로도 사용하기에 부족이 없었다.

 

4월에 심은 토란도 이제 싹을 틔워 크고 넓은 잎을 키워내고 있다.

 

오늘 저녁부터 내린다는 비로 하루 또 바쁘게 보냈다.

어제 첨으로 우리가 산 밭에 거름을 냈는데,

그 자리에 옥수수 모종을 옮겨 심었다.

내땅을 내손으로 일구는 기분은 몇 개월동안 땅을 일구던

기분과 사뭇 다른 것 같다.

힘들게 괭이질을 해도 크게 힘든 줄 모르겠다.

지주가 된 기분이 이런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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