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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새네의 감자이야기 ~ 2011] 올해 초 새로 얻은 땅에서 첫 봄 농사를 시작했다. 첫 해 농사를 짓기에 귀농자에게는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씨감자는 한해 전에 미리 신청을 해 뒀어야 했는데, 작년 가을에 마을에 들어왔지만, 누구도 그런 얘길 해 주지 않았었다. 그래서 씨감자를 구하지 못해 감자 농사를 포기할까 했는데, 다행히 대병면에 살고 있는 선배를 통해 씨감자 한 박스를 구할 수 있었다. 작년에 선배를 도와주면서 익힌 씨감자 자르기 기술과 나무재와 버물리는 소독법을 직접 해 보았고, 괭이와 손쟁기로 골을 타고, 감자를 심었다. 감자를 심기 전, 밑 거름용 거름을 준비하기로 했다. 작년 가을에 심었던 마늘이 부족한 거름에 작황이 좋지 않았는데, 그때 밑 거름의 중요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거름은 가까운 시간 안에 우리 스스로 만들어 ..
초심을 다시 생각하며 2011년 5월 24일 화 맑음 어제는 모처럼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잦아지는 듯해 우려의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차분히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였다. 그런데, 쉬어가는 시간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낮부터 시작된 소주 몇 잔이 밤 늦도록 이어졌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여러가지로 힘들다. 과음에 의한 몸의 상태도 그렇고, 저녁시간 내가 해야할 일들을 뒤로 미루어 가족들에게도 미안했다. 또 하루종일 아픈 속을 달래면서, 겨우 귀농한지 1년도 되지 않는 나의 모습에 내 스스로 긴 한숨을 쉰다. 나를, 나의 생각을 먼저 내 세우기보다 남의 얘기를 먼저 듣고, 내가 좀더 겸손하게 살고자 했었는데,,, 겨우 한해 농사도 지어보지 못한 내가 개인적인 논리만 가지고, 고집을 피운 것이 꼭 귀농 전..
삼가장 2011년 5월 22일 밤새 비 온 뒤 갬 어제 저녁부터 내린다는 비는 잠자리에 들기전까지 영 기미도 보이지 않더니, 새벽녁에 갑자기 내리는 빗소리에 잠이 잠시 깰정도로 많이 내렸던 것 같다. 올해는 비가 적절하게 내리는 것 같다. 좀 가물다 싶으면 너무 많지도 않고, 너무 적지도 않은비가 내려준다. 오늘 새벽도 그런 비가 내린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비오는 날은 공식적인 휴일인데, 이번 비는 새벽에 내리고 그쳐버려 휴일이 사라져 버렸다. 오늘까지 해서 연달아 세번 장날 나들이를 했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모종 구입겸해서 장을 찾았고, 오늘은 두 아이의 머리를 깍이기 위해서였다. 도시에서는 인터넷으로 주문하든지, 잠시 문 밖을 나서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든 구입할 수 있었다. 시골에선 그런 편리는 접..
감자꽃 2011년 5월 21일 토 흐리다 맑음 그리고 저녁부터 비 농사를 짓기시작하면서 작물을 배워간다. 도시에 살땐 소비자로서의 생산물에 접근을 했지만, 농촌에서 땅을 일구는 입장에서는 작물 하나 하나에 집중하게된다. 근데 아직은 외줄타기 하듯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가 않다. 며칠전 감자밭에 드뎌 감자꽃이 폈었다. 처음으로 핀 꽃이라서 그런지 설레이는 마음에 이리저리 둘러보다 아이들에게 소식을 전할려고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큰아이 학교 가기전에 보여줬더니, 이쁘다고 했다. 그렇게 며칠뒤의 감자밭의 활짝 핀 감자꽃밭을 상상했다. 그런데, 감자의 알을 굵게 만드는데는 감자꽃이 피기전에 아래 사진의 꽃대를 잘라주어야 한다고 한다. 작물을 키워내는 농부의 입장에서는 꽃대를 꺽어낸다는 것이 ..
나는 침과 뜸으로 승부한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침과 뜸의 효능에 대해서 많은 연구와 임상을 통해서 자연의학에 대한 관심과 실제 생활속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침요법사가 1년에 1만명 이상이 배출된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침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철저히 외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의 저자이신 구당 김남수 옹은 생존하는 얼마되시지 않은 침술사이시다. 연세는 올해 94세이다.(2007년 현재) 지난 5월 대구에서 2시간 가까이의 강연을 서서 하시던 모습에서 아주 정정하신 모습과 작은 비용으로 중요한 병들을 쉽게 고쳐낼 수 있는 침뜸을 널리 알 릴수 있는 침구대학 설립의 의지도 보여주셨던 분이다. 이책은 당신이 오랜 기간 동안 침과 뜸으로 많은 사람들을 치료한 경험담을 통해서 침과..
바쁜 농부의 5월 2011년 05월 18일 목 맑음 3월에 심은 감자는 싹을 틔워 어느덧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북주기하느라 땀을 쏟게 한다. 작년 10월 처음으로 밭을 갈고 심은 마늘, 양파, 밀이 어느덧 수확을 앞두고 있고, 고추와 들깨, 참깨가 밭 한켠을 차지했다. 집안 텃밭에 뿌려놓았던 각종 모종(더덕, 땅콩, 수세미, 오이, 호박등)들도 이제 본밭에서 흙냄새를 맡으면서 힘든 뿌리내리기를 진행한다. 오이와 수세미용으로 만든 지주대. 짓고 나니 첫 작품이지만 멋져보이기도 한다. ㅎㅎ 지주대 밑에 심은 수세미 모종, 지나가시는 아주머니가 촘촘하다 하셔 모종 몇개를 뽑아냈다. 더덕은 작고 앙증맞게 생겼다. 씨도 작아서 파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모종 옮겨심는 것도 조심스럽다. 고구마는 심고나서 말라 죽은 듯 하더니, ..
등기를 마치고, 2011년 5월 11일 하루종일 비 며칠동안 준비한 서류를 군청을 시작으로 등기소와 농협을 왔다갔다 하며 등기를 마쳤습니다. 귀농하면서 내땅에 내 방식대로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정작 귀농하면서 내 땅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합천으로 왔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최대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려고 했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참으로 불안정한 삶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진솔한 삶에는 그 만큼의 보답은 있나 봅니다. 짧은 기간이였지만, 건강하게 성심껏 마을에서 뿌리내리려 하다보니 좋은 땅과의 인연이 연결되었나 봅니다. 마을이장님의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문전옥답은 아니지만 논과 밭을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땅값 흥정에서부터 등기까지 제 스스로 진행하여 오늘 등기소에서 서류를 제출..
어린이날 행사를 다녀와서 2011년 05월 10일 합천에서 몇년째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어린이날 행사가 있다. 대병면에 있는 합천자연학교에서 진행되는 행사이다. 우리들도 작년부터 참석을 했었는데, 그 진행방식이 재미있다. 첨 운동장을 들어서면서 아이들은 구슬 5개를 그냥 받고, 어른들은 돈을 내고 구슬을 구입한다. 이 구슬이 이날 벌어지는 다양한 놀이에 참여할 수 있는 화폐가 된다. 근데 구슬은 놀이에 참가할때 내어야 하고, 참여하면 최소 하나씩은 돌려 받게된다. 그래서 구슬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재생산되게 된다.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할수록... 이 행사는 부산의 도시대안학교, 우(리는)다다(르다) 의 재학생들이 자원봉사를 맡아서 하기도 하고, 참여자들도 스스로 봉사자가 되기도 한다. 이 행사를 통해 지역의 아이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