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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10.09 밤고구마 캐기

2017년 10월 09일 월 맑음

 

무슨 일이든 계획한 바대로 진행되면 참 좋으련만

그게 쉽지가 않다.

매년 가을엔 마늘과 양파가 2모작으로 들어간다.

마늘은 땅콩 심고 캐고나면 그자리에 들어가는데,

올해는 마늘 양을 늘려 심기로 했기때문에

검은깨 심은 곳까지로 밭을 마련했다.

 

그리고 양파는 고구마 심고 캐고나면 양파가 들어가기에

알맞은 시기가 된다.

 

이렇게 계획을 세워 밭을 준비했지만,

마늘의 3/4 가량 심고 나니 준비해둔 밭이 다 채워져버렸다.

 

아직 작물들이 수확이 끝나지 않아 빈 밭이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마늘밭 옆에 고구마를 캐고 밭을 좀 더 늘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작년엔 밤고구마를 제일 늦게 심어 제대로된 수확을 하지 못했기에

올해는 4월에 밤고구마부터 젤 먼저 심었다.

그 밤고구마부터 캐어내기로 했다.

 

먼저 고구마줄기를 걷어내고,

호미로 한 뿌리씩 땅을 뒤집어 캐어낸다.

올해는 유독 굼벵이가 고구마에 흔적을 많이 내어 놓았다.

그리고 멧돼지 피해때문에 망을 둘러 쳐 놓았더니

그 아래쪽의 고구마는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는 말이 틀린 것인가?

아님 옆에 심어 놓은 수수가 지기를 다 빨아들여서 그런가?

 

아뭏든 캐는 과정에 민새맘의 아쉬운 소리가 연방 터져나왔다.

 

다 캔 고구마는 밤새 이슬도 맞고, 오전 햇빛도 받도록 밭에 그대로 두었다.

내일 고구마를 담아 집으로 들이고, 마늘밭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