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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뿌리내리기

뻥 뻥 소리나는 마을

한 겨울 마을 작업장에 요란한 소리가 납니다. 

사람들 북적거리는 소리는 기본이고, 수시로 뻥뻥 소리가 납니다. 

겨울이 오면 1년 동안 묵혀 있던 강정 작업장을 청소하고, 

강정 공정을 위한 환경으로 바꿔 놓습니다. 

올해는 야심차게 비싼 뻥튀기 기계를 구입했습니다. 

이제 쌀을 튀기기 수월하고, 튀긴 튀밥을 받아 내기도 수월해졌습니다. 

이전에는 쌀 튀길때 뻥하는 압력에 몇 사람들이 매달려 튀밥을 받아내곤 했었거든요.

퍼내기도 힘들었구요.

고가의 장비라서 엄두 내지 못했었는데, 보조사업이 있어서 신청해 장만할 수 있었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언제 강정을 만드는지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올해는 설이 늦어 강정 작업을 1월 중순이 지나서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포장으로 

찐쌀강정과 찹쌀강정 두 종류를 만들었습니다.

찐쌀 강정이 일반 찹쌀강정보다 비싸도 역시 인기가 좋습니다.

뭐든 한번 더 손이 가면 달라도 다르기 때문인 듯합니다. 

찐쌀은 법인 식구들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 것이거든요. 

 

찐쌀을 만들려면 가을 찰벼를 수확해서 나락이 마르기 전에 바로 

솥에 넣어 쪄야 합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할 수 없기에

법인 식구들에게 찰벼 일정양을 분배해 줍니다.

각자 집에서 찰벼를 솥에 쪄서 만들어 오게 됩니다. 

그걸 모아서 정미기에 도정을 해서 만든 게 찐쌀입니다. 

이걸 튀겨서 만든 강정은 맛이 부드럽고 고소해서 먹기 좋습니다. 

 

왕버들길영농조합법인이 어느덧 7살이 다 되었습니다. 

큰 대가 바라지 않고,

묵묵히 걸어와 주신 법인 식구분들이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 반해서 이 법인이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많이 남습니다.

지속가능한 법인을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궁리해 보지만, 

당신들 하시는 동안만 우째 해 보자는 생각을 버리시지 않아서 힘이 많이 빠집니다.

겨울이면 뻥뻥 소리 나는 구평마을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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