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리 삶의 방식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된 요즘입니다.
봄이 되면 각종 사회단체에서 여러 행사가 준비되고,
바쁜 농번기와 겹처져 집안 일에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모습이였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일이 사라지면서 3월부터 집안 일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바쁜 농번기에도 나름 조금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만 가능하게 되다보니,
외부 벌이를 할 수 없어
농사 지어 거두어 들이는 수익이 전혀 없는
지금과 같은 시기는
저희에게는
오래전 그 어려웠던 보리고개입니다.
만 10년이 지나고, 11년차 생계형 전업농으로서의 삶은
늘 그자리 입니다.
아이들이 자꾸 커 나가고,
생계를 이어 나가기가 자꾸 힘들어 지고,
제대로 윤택한 생활을 하게 해 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드는 요즘입니다.
10년동안 땅만 보고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해 왔는데,
자기 밥그릇만 챙긴다는 식의 비아냥 거림은 참기 힘든 모욕이네요.
나 돈 많은데, 왜 피터지게 유기농하는 줄 아냐고 물어오는 사람에게
뭐라 답을 해야할지.
이제 농사 규모를 줄여야겠다는 말도 나오고,
다른 일을 해야할까 고민되고,
근데 이게 아닌데...
고작 10년만에 이럴려고 농사 지으려고 들어 온 건가?
정말 이게 아닌데...
그나마 이 어려운 보리고개를
정부에서 도에서 버티게 해주네요.
갑자기 한숨만 자꾸 나오고,
가슴이 답답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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