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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와이파이 없이 지내기

집에 있는 두대의 PC를 공유해서 쓰기위해

또 개통 되지 않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등 몇몇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유/무선 공유기를 구입한지 몇 개월이 지났다.


작은 공유기 하나로 

스마트폰은 날개를 달고

큰아이를 비롯해 가족들에게 

참 편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날이 가면 갈 수록

와이파이로 인해 

불협화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딸아이는 아침에 일어나 잠자기전까지

집에서 스마트폰을 놓치 못하고

계속 폰만 들고 머리를 숙여 묵념만 하고,

아빠인 나도 이런저런 SNS에 글도 올리고

댓글들도 확인하느라 또 묵념을 하게되고,

게다가 인터넷까지 확인이 가능하다보니

컴퓨터로 세상과 접했던 우리에게

컴퓨터마저 우리생활에서 조금씩 배제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갑자기 외딴 오지에서 

작은 폰 속에서 넓어진 인간관계의 확대에 대한

변화가 집안에 고착화 되어지는 것 같았다.

자꾸 빨려만 들어가는 블랙홀 같은 전자파의 그물망 속에서.


2주가까이 되어간다.

공유기 전원을 내린 것이...



다시 이전의 생활로 돌아왔다.

기상정보를 보기위해서도 

블로그 글을 쓰고 읽기 위해서도

컴퓨터를 켰다 껐다 해야되고,


휴일 오전에 아이들이 책을 보기 시작했다.

손에서 폰을 놓기 시작하니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좋은 현상이겠지.


처음 큰아이는 언제 다시 

와이파이를 켜 줄 건지 계속 물었다.


요즘은 그런 물음이 뜸해졌다.


맘 속에는 전원이 켜질 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


전원을 켜기 시작하면 

다시 블랙홀로 빠져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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