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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단상(斷想)

좋은 아버지

좋은 아버지의 조건은 무얼일까?

며칠전 TV에 나온 설문조사 결과는

아버지 스스로의 경우는 "경제력"이라고 했고,

자식의 경우는"가족과 함께" 란다.

 

나는 나 스스로 판단한다면 경제력이 없으니

나쁜 아빠이다.

아니 굳이 좋게 말하자면 좋은 아빠는 아닌 것이다.

귀농을 선택하면서도

나 스스로 '이기적인 아빠'가 되기로 했었다.

 

뭔가 맘 속에 품었던 꿈이 있었는데,

새롭게 내가 만들어갈 나의 자존감이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자존감 보다는

경제력 없는 무능한 아빠라는 생각이 자꾸 맴돈다.

 

자본의 힘을 이겨내는 것이 참 힘든 것이다.

자본의 힘을 이겨내기 위해 내 노동력으로

내 스스로 힘으로 자립을 꿈꿨는데,

내가 하는 일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놈이

무슨 시골생활을 알며,

이런저런 꿈만 꾸냐는 식의 주변의 눈초리.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라는 바쁜 시골살이.

 

도시 태생의 현실 모르는 환상만 쫓는 불나비 같은 존재가

되어 어느샌가 내가 생각하고 고민했던 삶은

현실타당성 결여로 폐기처분되어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나의 실현 불가능한 꿈 실현을 위해

가족에게 희생과 고통을 주는

그런 아빠가 되어 버렸다.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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