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9일 목 흐림
올 해 여름보다 더 긴 가을장마다.
그리도 가물더니 이렇게 비가 많이 온다.
게다가 가을답지 않은 더운 날씨에
모두들 하나같이 이놈의 날씨라며 한소리씩 한다.
며칠내리던 비가 그쳤다.
그러나 하늘은 잔득 찌푸린 흐린 하늘이다.
흐린 하늘만큼 마음은 무겁다.
이런 무거운 마음을 풀어주는 반가운 문자 한통.
얼마전 주문한 고구마랑, 생강이 너무 좋았다는 한 분의
신나는 문자였다.
농부는 이럴때 절로 흥이 나게 된다.
또 고구마와 생강을 주문해 오시고,
연일 내린 비와 햇볕 한번 보기 힘든 요즘이라
생강을 파 와서 젖은 흙을 말려야 털 수 있을텐데...
또 하나의 걱정이 생긴다.
그래도 삽으로 떠내는 생강을 보면 뿌듯해진다.
모처럼 양파밭으로 나섰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진작 정식해 놓은 양파모종이 죽은 곳을
땜방이라도 했었을 것이다.
집 앞 밭에 본밭으로 나가지 못한 실한 양파모종들이 눈에 자꾸
걸렸었는데 오늘은 드뎌 본밭으로 내어 보기로 했다.
양파모종을 큰 그릇에 옮겨 담으면서
죽은 것 메우고 옆에다 거름내고 한줄 더 심자는
마음으로 충분히 모종을 뽑았다.
그런데 막상 밭에 앉아보니,
뽑아온 모종이 턱 없이 부족한 것이다.
혼자 속으로 웃는다.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따뜻한 기온에 비도 듬뿍왔는데
왜 이리도 많이 뿌리내리지 못한 것인지...
며칠 고생하게 생겼다.
다행인 것은 본밭에 나가지 못한 모종이 아직
좀 있다는 것이다.
이제 가을 장마는 끝이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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