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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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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풀부터 먼저. 올해는 겨울 내내 마늘 밭에만 매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마늘 밭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애를 쓴다고는 했지만, 겨울이다 보니 마음으로만 애를 쓴 모양입니다. 게다가 마늘 밭의 풀은 10월 말부터 자리를 잡기 시작한 녀석들이라 터줏대감처럼 떡하니 자리 잡고 있어 쉽게 잡아내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자기 위안도 해 봅니다. 마늘 밭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양파 밭을 정리하려고 했었는데, 지금 양파 밭의 풀들이 조금 작게 자란 풀들이라 먼저 제거해 주는 게 맞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어제부터 양파 밭 풀매기를 시작했습니다. 1월 말에 찍은 양파 밭 사진입니다. 이때도 양파랑 풀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어제 풀을 매고 나니 제법 양파밭처럼 보입니다. ^^ 오늘은 어제 다 매지 못한 ..
캴륨액비주기 오늘도 아침 산에 올랐습니다. 어제 해 놓은 갈비 세포대만 챙겨 내려왔습니다. 왜냐하면 갈쿠리도 안 챙겨 올라와 버렸네요. 비소식도 있어서 올라온 김에 세 포대를 한참에 싣고 내려왔습니다. 오후부터 온다던 비는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새해인사 준비를 위해 장보러 삼가시장에 다녀오니 마을분들 모일 시간이 다 되어 버렸습니다. 시간이 좀 있으면 마늘 밭에 뭘 좀 뿌려줄까 했었는데... ㅠㅠ 맛난 떡국 두 그릇 하고,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아궁이에서 긁어 내 모아둔 나뭇재를 수레에 싣고 밭으로 나갔습니다. 어제 풀 매다 보니 마늘의 상태가 잎 끝이 노랗게 변하는 게 영 삐리리 했거든요. 마늘 실용교육에서 받은 교재를 뒤져보니 칼륨부족에 의한 생육장애로 보였습니다. 화학비료는 사용하지 않는 민새네다 보..
이른 아침 산에 오릅니다. 어느덧 지는 해는 많이 길어졌지만, 뜨는 해는 이전보다는 빨라졌어도 아직 조금 늦은 것 같습니다. 아침 7시경 눈을 떠도 어두움이 완전히 가시지 않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넥워머 하고, 겨울 잠바를 걸치고 현관문을 나섭니다. 등산화를 신을까 하다 신고 벗고하기 귀찮아 그냥 운동화를 신습니다. 지게와 매상포대를 챙겨 뒷산으로 오릅니다. 하얗게 서리가 내려 온통 꽁꽁 얼은 듯합니다. 귀가 시려 네워머로 귀를 덮어 보려고 당겨 올리니 간신히 귀가 덮이고, 훨 추위가 덜하게 느껴집니다. 어제부터 아침 일정으로 산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불쏘시개용 잔가지가 떨어져 그 놈들도 긁어모아 오고, 소나무 잎 즉 갈비를 긁어오기 위해서입니다. 갈비도 좋은 불쏘시개이기도 하고, 자..
녹비작물 춘파 어제부터 밤새도록 비가 내렸습니다. 밤새 내린 비가 봄비인지 여름비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비 내리기 전 논에 헤어리베치라는 녹비작물을 뿌려주었습니다. 보통 가을에 뿌리는 것인데, 사료작물로 쓸 것이 아니면 봄에 뿌려도 된다고 합니다. 지난가을에 자운영을 뿌렸었는데요. 그게 고르게 발아되지 않아 헤어리베치로 보충해 주는 차원으로 뿌려준 것입니다. 오늘 논을 둘러보니 논 땅이 촉촉이 비에 젖었더군요. 씨앗이 싹을 틔우기에 적절하지 싶습니다. 얼마 전 논에 유기물이 부족해서 걱정했더니 고라니 사체가 논 가운데 있었습니다. 어떤 연유로 이렇게 남의 논에 쓰러지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유기물 부족하다고 했더니 이렇게 큰 유기물 덩어리가 왔냐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논을 둘러보는데, 뭔가 ..
큰 추위는 물러간 듯 지난주부터 며칠 동안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었습니다. 어제 새벽에 얇게 비가 내리고 나선 봄날 같이 따스한 날입니다. 비 소식에 그동안 강 추위로 마늘밭에 잠시 덮어주었던 부직포를 걷었습니다. 부직포에 눌렸던 흔적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곧 봄기운에 꼿꼿이 일어서겠지요. 자연피복한 마늘들은 두툼하게 피복해서인지 키가 작아 보입니다. 크기가 작은 씨마늘을 심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소한과 대한이 지나 동네 아재 말씀이 이제 큰 추위는 없을 거라 하십니다. 곧 입춘이 되고, 봄 기운에 농부의 일상도 조금씩 바빠지겠지요. 어제는 벼 강의를 해 주신 선생님과 전화로 몇 가지 벼농사에 대한 궁금점을 물어보았습니다. 자세히 알려주셔서 올해 벼 농사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설이 한주 앞으로 다가와 마을..
2024년 농업인 실용교육 수강 - 벼 농사 민새네 농사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벼농사. 이제 어느덧 벼농사 경력이 올해로 10년이 넘어섭니다. 그럼에도 아직 논농사 갈피를 잘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새네방식대로 무비료, 무농약, 무제초제 농사를 짓다 보니 보름 이상 논에 들어가서 매어야 하는 논의 풀이라든지, 병충해 피해가 쉽게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지력을 높이는 것이 벼의 생육을 높이는 방법이라 생각하며 농사를 지어오고 있지만, 생각처럼 지력을 높히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며칠 전 올해 첫 농업인 실용교육으로 벼에 대한 교육이 있었습니다. 녹비작물 파종시기 - 춘파도 가능한지? 볍씨소독 시 침종은 몇 도에서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모판에 볍씨 넣는 양은 어떻게 계량하는지? 친환경벼농사에 대한 조언. 등을 생각하고 교육장으로 갔었습니다. 예..
바람 씽씽 봄날 같았던 날이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햇볕만 내리쬐면 그리 춥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칼바람이 온통 세상을 집어삼킬 듯 매섭게 붑니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농작물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기술센터의 문자에 마음이 자꾸 동해집니다. 미리미리 해야 할 일인데, 이렇게 추위에 닥쳐서 하려고 하니 마음 따로 몸 따로입니다. 겨우 몸을 일으켜 마늘 밭으로 나갔습니다. 찬바람에 귀는 떨어져 나갈 듯 해 넥워머를 머리까지 끌어올려 귀를 덮으니 한결 따뜻해집니다. 혼자서 이골저골 옮겨 다니면서 마늘 두둑 위에 부직포를 덮어주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쉽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덮어 줬습니다.어릴 적 추운 겨울 바깥에 나가 놀 궁리만 했었습니다. 아이들과 진돌, 다망구, 구슬치기, 팽이치기 등 바..
오늘은 봄 같이 따스한 날. 일명 동계 칡 캐기 대작전이 오늘 막을 내렸습니다. 근 8일간의 칡캐기와 6일간의 칡즙 내리는 과정이 마무리된 것입니다. 오늘은 어제 파쇄한 칡을 24시간 저온 숙성시킨 칡즙을 마지막으로 받아 내고, 그동안 사용했던 가공기계를 깨끗이 청소하고, 마지막 점심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작년 대비 엄청 큰 대물 보다는 준척급 대물이 많은 편이라 칡즙이 많이 나왔습니다. 뿌듯합니다. ^^ 집으로 돌아와서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마늘밭으로 향했습니다. 어제는 발이 시려울 정도였는데, 오늘은 봄날처럼 따스했습니다. 풀매기 작업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호미로 뽑아낸 마늘 사이의 광대나물 뿌리가 무성(?)합니다. 이 뿌리들이 땅속 마늘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어, 뿌리는 그대로 두고, 줄기만 끊어내려고 노력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