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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어느새 봄이 성큼

어제가 절기상으로 경칩이었습니다. 

날이 풀려 잠자던 개구리가 땅을 박차고 밖으로 나온다는 날이지요.

그런데 하루종일 흐리고 비가 내려 기온은 낮지 않지만 

왠지 움츠러드는 날씨였습니다.

해가 있고 없고 기온과 몸이 느끼는 상태가 다릅니다.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면서 해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민새네 마당에는 경칩도 되기전에 어느샌가 봄이 와 있었습니다.

민새맘이 몇 해 전부터 가꾸기 시작한 꽃밭에서 

수선화와 복수초가 활짝 폈습니다.

수선화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꽃입니다. 

양희은의 '일곱송이 수선화'라는 노래를 좋아하면서도 

실제로는 꽃을 본 적이 없었는데요. 

민새맘이 꽃밭에 관심을 가지더니 수선화를 마당 한 귀퉁이에 옮겨 심었습니다. 

수줍게 피는 것이 참 이쁜 수선화입니다. ^^

 

마을에 계시는 아지매들은 꽃을 참 좋아하십니다. 

대부분 집 앞에 꽃밭을 가꾸고 계시고, 

여씨 형님 형수님은 길가 옆 비닐하우스 지어 놓은 곳에 큼지막하게 꽃밭을 

만들었는데요. 

저희 집으로 가는 길목이라

집으로 오는 길에 사시사철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이것은 재작년에 서울에서 이사오신 서울댁(하루 할머니)께서 집 담장 밑과 

이웃 남촌 아지매 담벼락 밑에다 백일홍을 심은 모습입니다. 

 

꽃밭을 가꾸시면서 꽃을 서로 나눔도 잘하십니다.

동네아주머니들끼리 꽃씨 나 종근 들을 나누시면서

민새네도 꼭 챙겨주시려고 합니다만, 

민새맘이 몇 년 전까지 맘이 동하지 않아서 받지를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항상 꽃들을 받아 오면서 갖는 부담감이 

가져온 꽃을 꽃밭에 뿌리내리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눠준 꽃씨나 종근이 잘 뿌리내렸는지 꼭 확인을 하러 오시거든요. ^^

 

그러다 두해전부터인가 조금 맘의 여유가 생겼는지

집 안에 꽃밭을 만들기 시작하더니 

꽃들이 하나둘씩 저희 마당에서 피기 시작했습니다. 

수선화와 같이 피기 시작한 복수초는 구인아지매가 주신 것인데, 

민새맘에게 이 꽃 저 꽃 많이 챙겨주시려는 아지매입니다. 

몇 년 전 동네 곳곳에 튤립 종근을 심어 튤립 마을(?) 만들어주셨던 분이셨습니다.

복수초를 주시면서 다른 집은 다 잘 못살리던데,

어째 잘 살려 보라고 하시면서 주셨다고 합니다. 

작년 봄 노랗게 피어난 복수초를 보며 민새맘이 

엄청 기뻐했었습니다. 

구인아지매도 뿌린 내린 복수초를 보며 흡족해하셨지요. ^^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잦은 비에 농사일이 자꾸 미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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