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6일 월 맑음
참새떼가 아니였으면 올해 수수 농사는 풍작이였을 것이다.
매년 수수 농사를 지으면서 가슴 졸이는 것이 참새떼이다.
몇해전 단수수를 심었다가 몇날 며칠을 새를 쫓았내느라
고생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생각하기도 싫어진다.
그런데 올해 다시 참새떼가 기승을 부렸다.
참다참다 대나무에 새망을 묶어 세워두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새들이 달려들었다.
마음을 내려 놓으려다가 마지막 방법으로 양파망을 씌워주었다.
몇년전 양파망을 씌웠다가 잦은 비에 곰팡이가 생겨
미루고 미뤘던 방법인데, 올핸 곰팡이가 생기지 않았다.
추측건데, 알곡이 상처를 입지 않았을경우에는 양파망을 씌워도
곰팡이는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잘 방어한 덕에 더이상 손실없이 수수를 잘 지켜내었다.
새들도 먹고 살아야 하는 어쩔 수없는 일이지만,
또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머리싸움과 노동의 시간이다.
이런 싸움을 막기 위해서는 파종시기를 좀 더 늦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은 잘 익은 수수를 골라 씌워줬던 양파망을 걷어 내고
다시 여러대를 묶어서 창고 천장에 달아 놓았다.
마당엔 콩과 팥이 햇빛에 잘 마르도록 펼쳐 놓았다.
오며가며 콩과 팥을 밟아주니
꼬투리가 톡톡 터지면서 알곡이 여기저기로 튄다.
도리깨로 또는 방망이로 두들겨 타작을 한다.
정말 쥐눈처럼 까맣고 작은 콩이 나오고,
붉은스럼한 팥도 나왔다.
하루하루 밭의 콩과 팥은 줄어들고,
마당엔 콩과 팥 알곡들이 자리 잡아간다.
가을 수확철은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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