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5일 수 맑음
마음 졸이고 졸이던 나락을 타작하게 되었다.
올해도 논의 물을 적절히 빼지 못해서 타작 직전까지 논의 상태를 확인하고,
걱정되는 곳엔 도구의 물을 퍼내기도 했다.
이번에 도구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제일 중요한 것이 도구의 깊이다.
처음할때 힘들더라도 논바닥보다 두배이상은 더 깊게 파 줘야 하는 것 같다.
도구를 파 놓았다하더라도 쉽게 흙으로 채워지기때문에 논바닥과 비슷해져 버려
물이 잘 빠지지 않았다.
이것만 잘 해줘도 되는 것을...
그리고 도구를 파 놓은 뒤에는 자주 물 빠짐을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내년엔 논을 말리지 못해 타작을 제때 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논 일은 밭 농사와 달리 내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논을 갈고,
모를 심고,
나락을 베고 타작하는 일 모두 기계가 하게 된 요즘이다.
대형 기계가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논이 경지 정리된 논이라 한다.
한단지가 4~5마지기(800~1000평)이니
이정도가 되어야 대형기계가 들어갈 수 있다.
경지정리 되기전엔 한마지기 모를 심는데도 하루종일이 걸렸다고 하는데,
요즘은 4마지기도 한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이렇게 기계가 매 시기에 필요하기에 필요한 시기가 되면 항상 걱정이 앞선다.
내 일정에 맞추기 위해 미리 협의해야하고,
상황에 맞추어 예측하고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그렇게 논농사가 시작되고, 마지막 작업으로 콤바인으로 타작을 하게 되는데,,,
올해는 작년까지 심고, 타작까지해주시던 동네 아재가
몸이 좋지 못하시다고, 못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늘 믿고 맡겼던 분이 안해주신다고 하시니...다른 분을 알아봐야하는데,
타작을 전문으로 하는 영업하시는 분한테는 웬지 맡기기 싫어
새로 콤바인을 사신 윗동네 이장님께 부탁을 드렸다.
그랬더니 바쁜 수확철이라 콩도 들깨도 팥도 마늘도 심고, 당신 논도 타작해야해서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하셨다.
게다가 한번도 기계를 직접 해 보신적이 없으셔서 엄두가 나질 않는다는 것이였다.
날씨는 자꾸 추워진다고 하고,
곧 서리는 내릴 듯 한데,
서리를 맞으면 쌀이 잘 깨진다고 한다.
타작 일정은 잡지 못하고 한숨만 늘어가는데,
이장님 사모님이 한 말씀해주셔서 간신히 일정을 잡은 것이 오늘이다.
어제까지 마늘 심으실려고 저녁까지 1000평밭에 비닐을 씌우셨는데...
어찌나 감사하던지...
우선 논의 네 귀퉁이를 베어 놓아야 한다.
베어 놓은 곳을 이용해서 콤바인이 방향을 바꿀때 나락을 밟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장님이 경험이 없으시다고 최대한 네 귀퉁이를 많이 베어라 하셨다.
아래 사진의 2~3배정도는 더 베어 놓았다. ㅠㅠ
첫날 타작하시다가 일이 있으시다고 2일차 타작이 이어 시작되었다.
논엔 일체의 화학비료,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때문에
볏짚은 일부 사용할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썰어 넣는다.
게다가 고구마 줄기 파쇄한 것도 뿌려주었다.
타작한 나락은 이번에 직접 틀을 짠
바람으로 말리는 건조장에 넣었다.
일주일정도 말리면 햅쌀을 맛볼 수 도 있겠다.
올해도 우여곡절끝에 큰 일 하나 마무리했다.
내년에 좀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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