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단상(斷想) (54)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통을 위한 단절 귀농해서 처음으로 부닥치는 것이 인간관계인 것 같다. 친한 사이일수록 거리를 두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관계의 문제일 것이다. 아무리 친한사이라도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고, 아무리 친한사이라도 거져주는 것은 없고, 아무리 친한사이라도 분명히 그어야 할 선이 있어야 함을 느낀다. 어느덧 예민해지기 시작한 내가 걱정이 된다. 유치원 둘째 새연이가 유치원에 가겠다고 한다. 동네아지매나 만나는 어르신들이 유치원 얘기만해도 고개를 돌리며 얼굴을 찡그리던 녀석이 갑자기 맘을 바꿔먹었다. 안간다고 할때는 안가서 걱정이 되더니 이젠 가겠다고 하니 웬지 맘이 짠해진다. 그리고 안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간다고 하니, 가지말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그냥 짠해지는 맘에 나와 민경엄마의 입이 자연스럽게 닫혀버린다. 봄인가? 어제 내린 비에 마을앞의 큰 버드나무에 푸른 기가 돌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마을과 함께 한 나무들이 누구보다도 더 빨리 봄 기운을 느끼나 보다. 오늘 이른 아침엔 큰 트럭이 마을회관앞에 서 있다. 거름차인 모양이다. 이제 농부들의 발걸음이 분주해 질 것이다. 날씨가 추워진다고 해도 이젠 꽃샘추위가 되겠지. 조금씩 들뜬 마음, 새로 시작하는 새 농부의 마음이 설레인다. 이 새봄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로운 한 해를 맞이 한다는 것에 한해를 잘 정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정리 글 올려야지 하면서도 잘 정리되지 않고, 정리해야할 작업들이 너무 많아 손을 놓고 말았습니다. 또 뒤 늦게 새해 인사를 해야지 하면서도 새해의 다짐을 뭘로 해야할지 고민하다 머리만 복잡해 집니다. 그냥 평상심을 가져야겠네요. 새해라고 해서 특별해야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대신 아시는 모든 분들께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과 기쁨 가득하시길 기원해봅니다. 올해는 유독... 올해 유독 죽음이라는 단어와 자주 접하는 것 같다. 연세많으신 분들이 시골 동네에 많다보니, 올해 벌써 상여를 4번이나 맸고, 동네 어르신들이 몸이 안 좋으시다고 하시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가족중의 조카가 어린 목숨을 거두었고, 얼마전 큰 힘이 되시던 선배님이 갑자기 운명하셨고, 좋아하던 어린시절 기억에 남았던 야구선수의 죽음도... 그리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있다. 독재 정권의 가혹한 고문의 후유증으로 한분의 큰 어르신이 위독하시다고 하신다. 부디 회복하시길 기원한다. 딸아이의 초경 큰 아이가 지난 화요일(12월 13일) 초경을 했다. 다른 애들보다 성장이 빠르다며, 빨리하면 어쩔까 항상 걱정하던 수정이도 올 것이 왔구나하면서 그래도 좀 더 늦게 하지 한다. 난 "축하한다" 라고 얘기하면서도 괜히 미안하고, 안스러워진다. 축하해야할 일이라고 하지만, 오랜동안 불편하고, 아파하면서 살아갈거라는 생각에 맘이 짠하다. 알게 모르게 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성숙해지는 민경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바래본다. 더디 가자,,, 어차피 한번에 갈 수 없는 길 서두르지 말고, 어차피 평생 하늘과 땅을 섬기고 살 건데 욕심부리지 말고, 더디가야 볼 수 있는 것이 더 많음을 믿어보자 어린 조카를 가슴에 묻고,,,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죽는 순서는 없다는 말이 있다. 민경이가 좋아하던 고종사촌 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늦은 밤에 울린 전화를 통해 비보를 접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우울증 증세를 보이던 여린 조카가 힘겨운 생을 스스로 마감한 것이였다. 지난 여름 부산 다대포 바다에서 동생들이랑 물놀이하며 즐거워 했었는데, 추석때 민경이랑 즐거워 하던 모습이 생생한데, 스스로 극복하기 힘든 짧았던 삶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모양이다. 진주언니집에 놀러가고 싶다던 민경이 바람도, 집에 한번 와서 편안하게 자연 속에 지내보길 권하고 싶었던 바람도, 이제 바람으로 그쳐버리게 되었다. 진작 옆에 있을때 좀 더 신경쓰지 못한 것을 자책하게 된다. 그러면서 바로 지금 주변 사람을 돌아보게 된다.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