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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두 번째 타작

지난 일요일(10/24) 두 번째 타작을 하였습니다.

겨우 13마지기 논을 세 번이나 나눠서 타작을 부탁드리는 게

죄송했었는데요.

한참에 많은 양을 햇볕에 말릴 수가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이해해 주셔서 두 번째 타작은 3마지기 반 정도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타작에서 논바닥 상태가 그럭저럭 괜찮아서

이번에도 별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었는데요.

 

예상은 완전히 어긋나 타작하는 동안 내내 가슴 졸였네요.

죄송하기도 하구요.

바닥이 질어서 콤바인이 방향을 틀 수가 없을 정도여서

질척한 논바닥을 빠져나오기 위해 몇 번을 움직이다가 나락도 밟아버리기도 했었습니다.

금세 끝날 거라 생각했던 타작이 거의 한 시간 가까이하게 되었습니다.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나락을 까만 망에 부어 놓기만 하고,

다음 날 햇볕에 펼쳐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햇볕에 말릴 분들이 없으셔서 나락 말릴 자리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윗동네 진입로 앞에 말리려고 하니 살짝 눈치가 보입니다. ^^;;;

이틀 정도 말려 포대에 담을 생각이었는데,

동네 아지매도 지나가시다가 비벼보시더니 많이 말랐다고

담아도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점심 먹고 나서 바로 나락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나락 퍼 담는 바가지(?)로 7번 정도 퍼 넣으면 40 포대 한 자루가 됩니다.

40포대 자루로 총 38포대가 나왔습니다.

지금껏 최고의 작황이네요. ^^

 

담은 나락 포대를 트럭에, 트랙터에 싣고 집으로 옮겼습니다.

이젠 민경이, 새연이가 힘을 보태어 주니 수월하게 보관 장소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일부는 저온저장고에 넣고, 나머지는 창고에 쌓아 두었습니다.

조만간 마지막 타작을 하게 될 건데요.

아직 논바닥이 덜 말라 걱정입니다.

그래서 논이 덜 마른 곳은 콤바인의 동선을 예측해보면서

최대한 낫으로 베어 내고 있습니다.

타작을 끝내고 나서는 상시적으로 물이 빠질 수 있는 물길을 내어 놓을 생각입니다.

모 심을 공간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매년 이렇게 물 빼느라 고생하느니

수확량을 조금 줄이는 게 나을 것 같네요. ^^

 

올해도 논에 녹비작물을 뿌렸습니다.

아래 사진은 자운영 씨앗입니다.

첫 타작한 논엔 호밀을,

남은 논들에는 자운영과 헤어리베치를 뿌렸습니다.

토지개량과 풀거름으로 활용하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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