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밀싹이 올라왔습니다.
작년에 밀 뿌리고 비둘기가 밀밭에 살다시피해서
올해는 밀 뿌리고 흙을 신경써서 덮어주었는데,
변함없이 비둘기들이 자기 놀이터 마냥 와서 삐대고,
땅을 파서 밀을 빼 먹습니다.
올해는 까치들까지 합세를 하더군요. ㅠㅠ
애들이 먹어봐야 얼마나 먹는다고, 다 먹기야 하겠냐고
마음 속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여러마리가 밀밭에 있는 것을 보면 그냥 평정심이 무너져버립니다.
이러다 얘들이 다 먹어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ㅎㅎㅎ
절대 그럴 일이 없는데 말이죠.
어찌되었던 밀싹이 올라오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마늘 밭 풀도 다 매었습니다.
남았던 두둑의 풀들이 앞에 매었던 마늘 두둑들보다 길이도 짧고,
풀이 난 시기가 늦어서 인지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풀을 매다보니 요령도 생긴 것 같구요. ^^
어제는 마늘 골 사이사이의 풀들을 괭이로 긁어주다가
실하게 잘 자라고 있던 마늘 한 줄기를 잘라먹는 참사도 겪었습니다.
어찌나 황당하고 안타깝던지요.
도시텃밭하시는 분과 소통 중에 자신도 그런 경우 있었다고,
눈물날 뻔했다고 하시면서 공감을 해 주셨습니다. ^^
참사의 원인은 괭이 날 넓이에 대한 착오였습니다.
오른쪽이 제가 평소 쓰던 괭이인데요.
사진상으로 보면 날 몸통이 왼쪽 것보다 더 넓습니다.
그래서 좀 작은 괭이를 쓴다고 가져온 것이 오히려 흙에 닿는 면적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쓰는 괭이의 날이 많이 달아 뽀족하게 되어 있어
흙에 닿는 부분의 면적이 적었던 것이였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작은 괭이를 가져왔다고 막 휘둘렀더니
이렇게 아까운 마늘 줄기가 잘려나가 버린 것입니다. ㅠㅠ
봄이 되니 양파가 줄기를 길게 뽑아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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