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21일 월요일 맑음
대단한 발견.
지난 한 주 내내 뭘 해도 허탈한 마음에 즐거운 일에도
잠시 잠깐 그저 헛웃음만 지었었는데...
민새맘 생일에도 흔한 피자한판 시켜먹지 않고...
그동안 흥이 나고 재미있었던 일이 한 순간에 무너지니 영
마음을 추스리기가 쉽지가 않네요. 한주내내...
이른 아침 그동안 미뤄뒀었던 거름 뒤집기를 했습니다.
매번 거름을 뒤집을때는 삽괭이와 쇠스랑을 들고 이리저리
거름을 뒤집어 줬었는데요.
오늘은 삽과 쇠스랑만 들고 밭으로 나갔습니다.
늘 하던 삽괭이 대신 삽으로 해 보니,
뒤집기가 이리 수월할 수가 없네요.
얼치기 농부다 보니 이것도 대단한 발견이 됩니다. ㅎㅎㅎ
가만히 생각해보니 톱밥을 이용해서 거름을 만들기 시작한 뒤로
거름 뒤집을때 걸리는 것들이 없으니 한삽한삽 뜨면서 뒤집어주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박한 발견이라도 이런 발견으로 잠시나마 기분전환 할 수 있었네요.
거름더미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미강1포, 집 닭장계분2포, 톱밥6포)
아침부터 동그란 해가 뜨겁게 마당에 널어 놓은 밀을 내리 쪼입니다.
이슬이 많이 내려 밀 타작하는데 잘 안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따윈 던져버려도 될 것 같습니다.
금요일 예약해 뒀던 콩 탈곡기를 빌리러 농기계 대여은행으로 갔습니다.
간 김에 EM원액을 조금 받아왔습니다.
거름에도 뿌려주고, 작물에도 희석해서 뿌려줄까 싶어서요.
자꾸 까먹어서 활용법을 캡쳐해왔습니다.
밀베고, 묶어 마당에 세우면서 이번 밀은 얼마되지 않을거라 예상하고,
한 2시간정도 타작하면 끝날거라 생각했었습니다.
특히나 정량적인 계산에 밝은 민새맘의 추측이라 그러려니 하고 타작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열심히 탈곡기는 돌아가는데,
묶어놓은 밀다발은 잘 줄어들지도 않고, 햇볕은 더 뜨거워지고,
수시로 막힌 탈곡기도 청소하면서 하다보니
어느덧 정심시간도 넘기고...ㅠㅠ
거의 세시간 정도 지나서 밀다발 터는 일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주변 정리도 하고, 타작하고 난 밀대와 검불들을
고추골에 피복해 주고,
밀을 바람에 날려 가리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이번에도 두번째 발견.
몇년전 장수마을 사업하면서 마을에 도움이 될 만한
작은 농기계를 하나 구입했었는데요. 풍구라고...(사진을 못 찍어 놓았네요.)
그런데 회관에 보관해 뒀더니 타작한 곡식을 갖고가서 해야하고,
마을회관 공터공간의 협소함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았었는데,
기계를 가까운 전 부녀회장님 하우스로 옮겨 놓았기에
한번 써보자고 민새맘과 의견이 맞아 풍구를 가지고 와서
몇가지 동작 방법을 확인 후 전원을 넣고 밀을 갈무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바가지 넣지도 않았는데, 민새맘은 벌써 풍구란 기계에 반한 듯 한
모습으로 바쁘게 밀을 날렸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선풍기 돌리면서 이리저리 바뀌는 자연 바람의 방향에
힘들어 했을텐데 말이죠.
덕분에 신이나서 저도 갈무리 작업을 도와주기도 하고,
빌려온 탈곡기 청소 해 반납하고,
그렇게 밀 타작은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탈곡기로 밀다발 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이유가
바람에 날려 깨끗이 정리되어 가득 채워진 두자루의 밀 자루를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대략 60킬로 수확을 했습니다.
키는 작았어도, 나름 잘 되었네요.
고르게 커 주었으면 더 많은 수확을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또 내년을 기약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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