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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반갑다 해야

2011년 08월 29일 월 맑음

 

햇볕 한번 찾아보기 힘들던 8월이였는데,

8월을 며칠남기지 않은 시점에서야

뜨거운 여름 햇볕이 비춰지는 것 같다.

 

얼마나 기다리던 화창한 날인가,

계속된 비와 흐린날씨에 콩밭은 풀로 가득차고,

따두었던 녹두도 아직 다 말리지 못한채 창고에 쌓여있고,

얼마되지 않지만 따서 말리던 고추도 제대로 말려보지 못하고

냉장고 신세를 지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마을 아지매를 만날때마다 인사가 되어버린

'날씨가 와 이럴꼬?'

'농사가 될런지 모르겄다'

걱정스런 맘을 읽을 수 있었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연 이틀 뜨거운 햇살이 온 마을을 뒤 덮는다.

 

아침 산밭에 올라 모처럼 만에 맑게 개여 푸르른 하늘을 찍었다.

아직 산너머 햇볕이 나오지 않았지만,

전날 고루 뿌려진 햇볕 탓에 상쾌하다.

감자밭에 심었던 참깨가 다 익어가는 것 같다.

어느정도 성장을 한 깨는 열매를 더 잘 맺게하기 위해

꽃대를 따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감자밭에도 감자꽃이 없듯이 이시기에는 참깨 꽃이 없어지게 되는 것 같다.

토종종자를 받아서 심은 조가 이제

확실히 피와 구분이 갈 정도로 통통하게 살이 쪘다. 

오후 수수밭 사이에서 바라본 하늘은

진하지 않은 연하늘색이다.   

 

타작해 놓은 밀을 다시 말려서

곧 씻어서 가루로 만들어 봐야겠다. 

거름더미에 심어뒀던 수박은 모처럼 만에 나온

햇살에 더 알찬 맛을 만들어낼 것이다. 

배추씨를 직파했다. 대략 구멍을 낸 곳을 세워보니

70포기정도 들어갈 것 같다.

좀 만 여유를 가졌더라면, 잘 키운 모종을 정식했었을텐데...ㅎㅎ

작년엔 31일날 직파했는데, 올핸 그나마 며칠 빠르다. ^^

 

사람이란 간사하다.

반가운 햇볕도 곧 비구름이 가려주길 바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은 뜨거운 햇볕이 너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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