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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05.28 숨고르기

2014년 05월 28일 수 흐리고 우박동반 소나기


어제는 우려했던 뻘흙과의 씨름 중에 

진땀을 빼는 일이 터졌었다.


논 로터리 칠려고 경운기 로타리를 몰고 들어가다가

그만 논에 빠져버린 것이였다.


일이라도 하고 나오다가 빠졌다면 

좀 덜 허무하고 억울할 건데

논에 막 일하러 들어가다 빠져버려 

오전 내내 논에 빠진 경운기와 씨름하다 

오후에 다시 민경엄마랑 같이 몇 시간을 

씨름했었다.


결과는 두 사람의 힘으로는 아무리 해도 

되지 않는다는 결론.


참 이럴땐 힘빠진다.

힘은 힘대로 다 써버리고,

온 몸은 논흙 범벅을 한 몰골에

논에 쳐박혀 오도가도 못하는 

로타리를 쳐다보자니 

게다가 일도 한번 해 보지 못했음에

부화가 치밀려 올라온다.


최대한 화를 누그러뜨리고, 

방법을 찾다가 멀리서 우리 모습을 보시던

동네 아재의 조언으로 지나가시던 

트렉터의 도움으로 겨우 10분도 

안되는 시간에 경운기를 꺼내고 보니

또 힘이 빠졌다.


그렇게 어제는 하루가 훌쩍 지나가버렸다.

아까운 하루의 시간이...


아침일찍 논 골라주시기로 하신 

동네아재의 전화가 걸려왔다.

마침 논에서 두렁을 손보고 있을때인데,

논을 골라주시러 오시겠단다.


두해째 짓는 논농사.

작년에 모를 심을때 논의 높낮이가 달라

논에 물을 채울때 한 곳을 물에 잠기게 할려면

다른 곳이 물에 잠겨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였는데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논의 높낮이를 최대한 

맞추기로 한 것이였다.


논을 골르기 위해서는 오래전에는 소를 이용해서 

써레질을 했을 것이고, 

그 후에는 경운기에 조금 무거운 나무를 달아서 

했다고 하는데,

어제 보여준 트렉터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준다.


논의 높낮이를 맞추기 위해 흙도 떠 나르고,

로타리도 치고, 써레질도 하는데 

700평이 조금 넘는 논을 3시간 가량 만에 끝을 내신다.


올해 농사는 작년보다는 좀 더 수월해 질 수 있을런지...

그대신 비용은 더 들어가는 셈이 된다.


올해도 꾸역꾸역 논을 만들어 간다.

곧 모도 심고, 우렁이도 넣고, 혹시 올 줄 모를 태풍도 

준비하며 수확을 준비해 가자.


며칠전 밀과 보리밭 사이골에 쥐눈이콩을 직파했다.

비둘기의 눈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또 다른 방법이 모종을 내는 것인데,

민경엄마의 고민 끝에 포트에 모종을 내어보기로 했다.

그 생각의 근원은 포트에 모종을 내면 뿌리채 옮겨 심기가 

용이하기에 본 밭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몸살도 적게 한다는 생각에서 였다.


고추모 포트에 2~3알씩 넣고, 상토를 덮어주었다.


며칠전 새로 들어온 어미닭과 병아리들.

아직 적응 중이다. 

쉴 새없이 뛰어다니며 삐약삐약거리는 병아리가 참 귀엽다.

토종닭인 어미닭도 귀하게 보인다.

완두콩 꼬투리도 달리고,

가지꽃도 피었다.

야콘은 성장이 빨라지고 있다.

풀을 매 주고 나니 더 잘 자라는 것 같다.

양파들도 뿌리를 키우기 위해 대부분 

쓰러져 있다. 

저녁에 작은 놈을 하나 뽑아서 먹어보니

매운 맛이 강하다.

작은 놈이 큰 놈 보다 더 약성이 강하고

관행한 것보다 안 한 것이 더 단단하고 매운 맛도 강하다.

특히 비닐, 농약, 비료 없이 키운 민새네 양파는 

한번 먹어보신 분들이 다시 찾는 건강한 양파로 태어난다.

율무도 발아율이 좋다.

묵은 씨로 인해 두골 정도는 좀 떨어지긴 했지만...

몇 번을 다시 심은 참깨는 먼저 심은 놈이 이렇게 

이쁘게 올라온 것도 보인다.

4월 말경 처음 심은 고구마는

이제 본 밭에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조금씩 잎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옮겨 심은 고구마순이 뜨거운 햇볕에 마르지 말라고

검은 차양막과 망을 덮어줬다.

혹시나 했는데 효과는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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