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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05.29 손맛

2014년 05월 29일 맑음


몇년동안 비여있던 빈집에 살때

마당의 한켠에 돌무더기를 치워서 밭으로 만들었더니

옆집 아지매가 하시는 말씀이

'손이 보배야' 라고 하셨다.


아무리 어려워보이는 일도 조금씩 손을 놀리면 못하는 

일이 없다는 말씀이다.


어제까지 트렉터의 어마어마한 힘을 보았고,

오늘은 내 힘으로 논두렁을 만들기로 했다.


일단 차에 논두렁 만들 흙을 삽으로 퍼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날라왔다.

논 진입로했던 흙이라 돌도 많다.

실어 온 흙을 장식용본드통에 담았다.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할 모양으로

한통당 세삽씩 떠서 넣었다.

두 통을 들고 동네 형님 논두렁을 지나 우리 논으로 

들고 나르기를 수십번.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한통씩 부어 긴 두렁을 흙으로 매꾸면서 다져 주었다.

수로 공사하면서 두렁이 없어져 다시 만든다고 만든 것이

물이 조금만 차도 넘쳐버리고,

논에 우렁이를 넣게 되면 두렁을 타고 넘지 않도록 

하기위해 두렁을 높혀 쌓는 작업이다.

트렉터 작업할때 했으면 수월하게 끝날 일이였을지 모르지만

어떤 일이든 최종 마무리는 사람의 손이 필요하고,

사람의 손 만큼 깔끔한 것이 없다.

오후엔 장독대 겸 수돗가옆에 시멘트 미장에 도전해 봤다.

몇번 노가다 디모도 하며 봤던 대로 해 보니 

서툴지만 볼 만한 수준으로 미장이 된다.


기계를 쓰면 참 편리하고 빨리 일을 끝낼 수 있다.

손을 쓰면 느리고 힘이 많이 든다.

그러나 내 스스로의 힘으로 궁리해가며 할 수 있는 

그 손맛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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