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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뿌리내리기

06.23 어설픈 일꾼

마을 회관에 실내화장실을 만드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책정된 예산이기때문에 당장 이번주까지 공사를 

끝내고 예산이 집행되어야 한다는 면에서의 재촉으로

한창 바쁜 농번기에 일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지방선거로 인해 모든 행정이 

멈춰있더니, 

선거가 끝나자 자기들의 미뤄진 일 처리에만 

급급해 하는 듯한 느낌이다.


좀 미리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면 좋지 않았을까

이렇게 급히 처리하다 부실 공사가 되지 않을런지...


어쨌든 바쁜 일철이라 불러서 일을 같이 할 사람이 없다보니

마을 이장님이 고생을 하시고 있는데,

결국에는 마을에 몇몇 분들을 소집하셨다.


마을회관에 관리안되는 화단을 없애고, 

콘크리트로 포장하기로 하신 모양인데

화단둘레벽을 깨고 흙과 나무를 파 내는 일이였다.


우선 화단둘레벽을 깨는 일부터인데...

내가 가져간 연장(삽과 괭이)은 당장에 필요없는 것이였다.


젋은 내가 벽 깨는 일을 해야지 하는 생각에

동네 아재가 가져온 해머를 들고 

둘레벽을 몇번 두드려 깨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해머 자루가 뿌러지는 것이다. ^^;;;

굳이 젊다는 이유로 내가 해야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이

앞선 것이 문제였다.

무슨일이든 힘이 아니라 요령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주인아재는 자기 평생에 그런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얘길 하시면서

자루를 손질하시는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렇게 작업을 하다 

죽은 나무의 뿌리를 빼내기위해

화단의 흙을 파내기 위해서

옆에 아재가 한창 하던 일을 하게 되었는데

아재가 조금 전까지 쓰던 조선괭이를 

가지고 땅을 두어번 두드렸나 했는데

또 그만 괭이자루가 뿌러지는 것이다. 

참으로 진땀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단지 두어번 두드린 것뿐인데...

뒤늦게 나오신 노인회장님말씀

원래 일 못하는 사람이 연장을 다 부러뜨린다는 

말씀을 하시는데...이번엔 좀 억울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또 해머드릴로 하는 작업에서도

한참을 기계에 눈도 주지 않고 

다른일을 하다가 결국에 기계를 건드려

드릴머리가 빠지는 일이 생겼다.


오늘 하루 일진이 좋지 않은 것이였는지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찜찜한 이 기분 참 얄궃었다.


진짜 내가 어설픈 탓 일런가??


오후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비가 내렸다.

감자밭에 앉아 감자를 캐기 시작한 지 몇 십분 만에

호미를 챙겨 집으로 돌아왔지만...

낮에 있었던 꿀꿀한 기분을 싹 씻어 내려주는 듯 했다.


이번엔 기분 좋게 적지 않은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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