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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08.26 닭들 고집(?)

2015년 08월 26일 수 맑음

 

태풍이 지나간 뒤 화창한 하늘은

눈부시게 파랬다.

 

흐린 날씨에 서늘한 기운도

낮엔 뜨겁기만 하다. 햇볕이.

 

오늘은 녹두를 거의 다 뽑아내고

무 밭을 만들었다.

거름을 내고, 손쟁기로 밭을 갈다보니

굼벵이가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한마리 한마리씩 잘 모아 닭 들에게 주니

순식간에 금새 먹어 치워버린다.

꽤 많이 잡아줬는데, 채 몇초도 걸리지 않는다. ^^;;

 

요놈의 닭들의 웃기는 얘기 하나 해 볼까나~

 

저녁무렵만 되면 닭장이 소란스럽다.

아니 요란스럽다. 난리가 아니다.

 

지난 5월 어미품에서 부화한 10마리의 병아리가

이제 어느덧 중병아리 또는 중닭이 되었는데,,,

 

저녁이 되면 잘 준비를 하며 횟대에 올라 앉는다.

한마리씩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이녀석들이 난리법썩이다.

 

서너마리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후...

뒤를 이어 횟대에 올라서는 놈들이 웃기게도

미리 자리잡고 있는 놈들의 등을 타거나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려고 하니 기존에 자리 잡은 놈들은

등에 탄 놈 때문에 요란하게 떠들어대고,

그러다가 어떤 놈은 밑으로 떨어지기도 하면서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 옆에 올라설 자리가 없으면 그런 행동이 이해가 되는데

그 옆에, 그 뒤편에 충분히 올라설 자리가 있음에도

한곳만 고집하며, 비좁은 자리에 끼어들거나 올라탈려고 하는 모습이

아무리해도 이해가 되지않고, 헛웃음만 나온다.

 

혹시 집을 나갔다가 저녁만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귀소본능처럼,

자기가 잠 자는 자리도 그렇게 끌림이 있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닭들은 자면서 볼일을 많이 보는 것 같다.

아침에 보면 산란장 위에 볼일 본 것들이 가득 쌓인 걸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서 횟대에 올라가서 자면 바닥에 볼일 본 것이 떨어질테니

거름으로 쓰기 좋을낀데, 이녀석들은 굳이

산란장 평평한 곳으로 올라가 앉는다.

 

고민하다 평평한 것을 비스듬하게 해 주었더니,

변함없이 불편해도 비스듬한 산란장 위에 지붕에 옹기종기

모여 잠을 청할려고 한다. 고집불통이다. ^^

 

아무튼 오늘도 하루가 또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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