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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09.15 가을 밭

2013년 09월 15일 일 맑음

 

배추와 무우가

밭에 풍성하게 자리 잡고 있으면

그 가을은 흐뭇하다.

 

올해도 변함없이 모종을 키워볼려고

씨를 뿌렸지만 벌레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어쩔수 없이 시장에서 한판을 사왔다.

8월 말경 사서 심은 배추가 어느새 이렇게 풍성해졌다.

 

잎을 갉아 먹는 벌레들을 잘 잡아주면

올 겨울엔 속이 찬 배추로 김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직파한 무우도 잘 자라고 있다.

특히 올해는 북주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하얀뿌리가 들어나면 북주기를 해준다. 

흑 목탁 호박도 이제 조금씩 누렇게 변하고 있다. 

5월 초순에 제일 먼저 심었던

고구마는 수확을 해 볼까 말까

조금만 더 있으면 알이 더 찰텐데,

알이 안 찼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추석지나고 나면

심은 시기별로 분류해서 수확해 봐야겠다.

키는 작지만 살아남은 야콘은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파릇파릇하다. 

올해는 수수와 들깨의 양을 많이 늘렸다.

밭이 늘어난 만큼 두 작물에 좀 더 많이 땅을 분배했다.

그러나 수수는 새들의 피해가 심해

수수를 바라봐도 재미가 없지만,

들깨는 드디어 꽃대를 피우기 시작했다.  

땅콩도 먼저 시든 것부터 수확을 하고 있다.

아직 파란 잎을 달고 있는 녀석들은 추석이 지나고

수확하면 될 것 같다.  

 

씨자주감자로 쓸려고 묻어 둔 감자에서

하나둘씩 싹을 틔우고 잎을 키우고 있다.

10월이 넘어가 씨감자를 수확하여 내년 농사를 준비한다. 

달고잽이 쥐눈이콩.

동네 아재 말씀으로는 꽃 필려고 할 쯤

맥을 막 쳐줘야 잘 달린다고 하시는데,

우리 콩을 보시더니 그렇게 하지 않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씀을 해 주신다. 

대파 대신 쪽파라도 농사를

잘 지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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