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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01.18 새해 농사 시작 - 거름만들기

2017년 01월 18일 수 맑음

 

항상 새해가 되면 처음 하는 일 거름 만들기.

지난해에 나온 밭 부산물들을 잘 모아두었다가

거름 만들때 여러가지 재료들과 같이 섞어 넣어 준다.

올핸 밭 부산물들이 많아 산에서 갈비를 긁어오지 않아도 되었다.


전날 거름자리 만들어 놓고, 미강도 옮겨 놓았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농업기술센터에서 EM을 받아 왔다.

물에 희석해서 중간중간 뿌려줄려고...

 

밭에서 나온 부산물 부터 먼저 한층 깐다.

콩대, 콩깍지도 있고,   

깨단도 왕겨도

 

그 다음 집에서 나온 닭거름을 붓고,

미강과 같이 넣어 준다.

그렇게 각 재료들을 쇠스랑으로

고루 섞어준다.

그 뒤 잘 삭힌 오줌과

물에 희석한 EM을 뿌려준다.

오전내에 완료할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점심시간도 되었고, 오후 2시에 귀농 준비하시는 손님이 온다고 해서

일단 여기까지 작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전 내에 켜켜이 쌓아둔 미완성 거름더미.

2시 정각에 방문하겠다던 분이 도착했다.

서울에서 주말까지 일하는 바쁜 직장생활하다  

이렇게 살아선 않되겠다는 생각에

작년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대구)에 내려온지 일년이 되었다는...

 

첫해 700평 정도를 밭농사 지어봤다고 하고,

귀농을 위해 이리저리 찾다가 인터넷 검색으로 4무(무비료,무비닐,무농약,무기계) 1유(자가거름) 방식으로

농사짓는 민새네를 알게되었다고 한다.

직접 재배한 울금을 직접 집에서 가루로 내어 방문 선물로 가져오셨다.

몇 년 울금 농사를 지으면서 손수 가루 내 볼 생각을 못했었는데,

이렇게 직접  가루를 내는 실천력이 대단해 보였다.

기왕 농사 짓는 것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보고자 한다고 하는데,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분과의

미래도 설계를 해야하고,

안정적인 시골생활을 설계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큰 모양이였다.

그래서 이런저런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고,

비닐쓰지 않고 농사 지을때

풀은 어찌 감당하는지,

친환경 농산물의 수확 및 판매는 어떻게 하는지 등등을

묻고 싶은 것도 많아 보였다.

 

꼭 10년전 내가 귀농을 준비할때가 떠올랐다.

가장으로서 또는 예비가장으로서의

시골생활을 위한 경제적인 문제 해결,

농사를 통한 수익구조창출,

귀농지 선택,

농사작물 선정,

등등을 알아보고 설계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것이 쉽지가 않았다.

인터넷 상으로 그런 데이터를 모을 수 밖에 없고,

모은다 해도 그게 실질적이고 정확한 데이터가 될수가 없기에

그만큼 발품을 파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였다.

 

뒤돌아보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같이 귀농할 가족 또는 가족될 사람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민새맘이 이 부분을 강조했다.

혼자서 생각하고, 준비해서 제시하는 것보다

같이 고민하고 의견을 맞추고 방법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느낀점을 제시해 줬다.

그것이 같이 동행하고자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이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내가 귀농을 준비할때 놓친 부분이 이것이였을 것이다.

민새만도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최대한 많은 얘길 전달하고자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서는 모습에

마음이 흐뭇해진다.

 

앞으로 잘 준비해서 건강한 생산물을 지어내는 농부가 되길 기원해 본다.


5시가 넘어 다시 남은 거름 만들기를

하러 나무밭으로...

오전만 하면 끝날거라 예상했던 거름만들기

해 질녘에야 마무리 되었다.

밭도 깔끔해지고, 거름부자가 되는

이 기간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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