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서야 이사할 집을 구하게 되었다.
몇년동안 비여있던 집인데,
먼저 귀농하신 분들의 도움으로 얻을 수 있었다.
인연이 될려면 크게 무리하지 않아도 인연이 닿게 되는 모양이다.
우리가 이집을 얻기전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들어와서 살고 싶어 한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은데,
집주인이 절대로 집을 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에겐 특별한 요구사항 없이빌려주기로 하신 것이다.
아마도 지역유지이신 우체국장님의 도움 말씀이 어느정도
주인분의 마음을 돌리는데,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7월과 8월은 주말마다 오가며, 청소도 하고, 수도도 연결하고, 화장실도 손을
보며 새로운 삶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여름을 보내며 우리는 추석연휴를 보내고,
지금의 마을 합천 가회면 함방리 구평마을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되었다.
집 정리하느라 오갔던 첫날밤.
많은 비가 내린 다음날 아침,
하늘엔 무지개가 떠 있었다.
첨 방문했을때 모습.
마당에는 옥수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달랑 본채 하나만 있는 집이였다.
무너진 창고의 자재들...
오랜 비여있었던 집이라,
먼지 털고, 닦고...
둘째 놈도 돕게다며, 걸레로 마루를 훔친다.
문도 없던 화장실에 쓰고 남은 나무들을 가져와서
문도 만들어 달고,
푸세식 화장실을 좌변기식(?)으로 개조했다.
집 주인의 작은아버님 되시는 못골어르신의 도움으로 햋빛 가리게를 만들어 달았다.
이렇게 주말마다 대구와 합천을 왔다갔다 했던 그 기억이
둘째 놈에게는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아직도 대구 집으로 곧 돌아갈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가끔씩 대구 집에 가자고 떼를 쓰기도 한다.
이렇게 새로운 둥지를 준비하고 귀농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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