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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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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택배 김영구 긴 장마에 감자전이 생각나 깎아보는데, 밤톨 같은 그 놈 생각나 반을 갈라 속안엔 씩씩한 아내와 딸 민경이 도토리 같은 작은 밤톨 지 아들도 생각나 믹서 보다는 강판이지 빗소리 굵어지는 창밖에, 그 놈 긴 징역살이 보이고 학교앞 막걸리집 우중 낮술도 생각나 기름둘러 지지는데, 서울 어디 야밤 지친 넥타이로 걸터앉아 잠 깨우던 니놈 목소리 농촌으로 가겠다고, 아무나 가냐? 우리집 밥상, 여기 앞에 앉아 소주 털어 넣으며 팽팽했던 농촌으로 가겠다고, 아무나 가냐고, 왜 선배가 힘은 못주냐고, 끝내는 마흔살 눈물을 보이던 내 후배 별아 그래, 난 항상 힘을 주지는 않고 잔소리, 야단만 치는 약한 선배였다 지 손으로 흙빚어 만든 굵은 감자 목이 메인다.
둘째아이 새연이... 둘째아이 새연이는 12살 누나의 딱 절반 나이입니다. 첫째 민경이를 낳고, 곧 가질려고 했던 둘째아이였는데, 6년이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농담삼아 주변에 아이 못가지는 사람들에게 대구 팔공산의 갓바위를 가보라고 하면서 6살 터울의 둘째 아이를 갖게된 비화를 귀뜸해 주기도 합니다. 세가지 소원을 맘에 품고가면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갓바위의 효험이 통한 것인지 몇해 고생했던 둘째아이 새연이를 2006년 1월 갓바위 해돋이를 다녀온 뒤로 갖게 되었으니까요. 집사람이랑 한글 이름을 지어보자고 한글작명책을 보며 두어달 심사숙고하다 "새롭게 세상을 열어라" 라는 뜻의 새연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귀농해서 몇달간은 대구 집에 가자고 울먹울먹했었습니다. 대구 아파트 생활보다 불편한 시골집, 귀농하자 마자 맞이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