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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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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 빈대떡이나 붙여먹지~ 2012년 08월 28일 화 태풍(비 바람) 귀농해서 첨으로 맞는 강한 태풍 소식에 며칠전부터 미리 가슴 졸여 왔지만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미리 단도리하는 것일뿐. 어제 단도리 하면서 민경엄마가 우리가 수확한 녹두로 빈대떡 구워먹자고 했다. 시골와서 먹성좋아진 난 무조건 오케이. 큰아이 민경이도 오케이. 새연이도 덩달아 오케이. 근데 사실 난 어제 저녁에 구워먹는 줄 알았었다. 김치전처럼 뚝딱되는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였다. ^^;; 아침부터 인터넷과 전화로 태풍의 진로를 확인하면서 어제저녁부터 불려놓은 녹두 껍질을 깐다. 벗기는 작업이 쉽지가 않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할까 궁금해 하면서 반정도 까다가 그냥 껍질채로 갈아서 넣기로 했다. 신김치도 넣고, 고사리도 넣고, 녹두갈은 것도 넣고, ..
새연이의 변명 며칠전 개학한 새연이가 학교 다녀와서 하는 말이... "다른 친구들은 다 방학숙제해 왔던데,,, 나만 안했더라구." 그래서 선생님한테 이렇게 얘기했단다. "다른 공부 하느라 방학숙제 못했어요."라고,,, 여기서 다른 공부란 정부에서 시행하는 바우처제도로 만 6세 아이까지 지원하는 방문교육서비스이다. 일종의 방문 학습지 인데, 여러 서비스 제공업체에 전화해 보니 촌구석인 우리집까지는 방문서비스를 해 주지 않는단다. 아이 하나만 보고 사람을 파견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재만 보내달라고 했었다. 교재로 스티커붙이고, 읽고 하는 그걸 몇 권 하느라 생애 처음으로 받은 방학숙제를 하지 못했노라고 선생님한테 얘기한 모양이다. 방학숙제 챙겨주지 않은 엄마 아빠 보다 나름대로 자기 변명을 한 새연이가 대견..
큰아이의 무사귀환 ^^ 2012년 08월 10일 금 흐리다 비 주말에 내린다던 비 소식은 없어지고, 대신 오늘 조금이나마 단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는 그 시간에 우린 큰아이의 12박 13일의 긴 영어캠프를 끝내는 수료식 행사에 참석해 있었다. 영어캠프 가기 며칠전. 작년의 스파르타식 수업이 떠올랐는지 큰아이는 참석하기 싫다고 했었다. 그때 난 도전해 보라고, 잘하고 못하고 보다는 경험해 보라는 얘길하면서 참여를 독려했었다. 그런데 참여 후 며칠 뒤 걸려온 전화.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눈물 섞인 목소리에 가슴이 철렁했었다. 왜 우냐고 했더니, 그냥 눈물이 나온다던 큰아이. 누나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시작하자 둘째아이는 누나가 보고 싶다며 몇 밤을 자야 누나가 오는지 물어보면서 하루 하루 손을 꼽았다. 또 당일날인 오늘은..
큰아이의 전화 여름방학하자마자 큰아이 민경이는 바로 11박 12일간의 영어캠프에 가게되었다. 작년엔 5박 6일의 그나마 짧은 기간이였는데 올해는 더 긴 캠프에 가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같은 학교 아이들이 많이 참석하는 것이였다. 29일 입소하고 나서 며칠이 지났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어 재밌게 잘 지내나 보다 했었는데, 저녁 무렵 전화가 왔다. 갑자기 수화기 너머로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놀란 맘에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니, 별 일은 없는데 그냥 눈물이 난단다. 그러면서 엄마를 바꿔달라고 하네. 이럴땐 역시 엄마가 더 그리운 모양이다. 엄마를 바꾸기전 하는 말 자기가 속한 반이 영어 젤 잘하는 반이란다. 그래서 힘든데 쌤이 좋아서 견딜만 하다고 한다. 소식이 없어 섭섭했었는데,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으니 ..
더위야 물렀거라~~ 2012년 07월 28일 토 맑음 어제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했다. 새연이는 처음으로 맞는 방학에 선생님이 말한 방학동안 할일 들을 얘기하느라 바쁘다. 그중에 제일 먼저 물놀이부터 하자고 난리다. 그래서 집앞 냇가에서 고디를 잡아보자고 했다. 폭염경보라 오후에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방송이 연일 나오고 있지만, 물속에서 노는 것이라 어떠랴 싶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냇가로 갔다. 난 오랜만에 수경도 챙기고, 고디잡을 도구도 챙겨가지고서... 고디를 많이 잡아야 민경엄마가 뭔가를 만들어 준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 새연이는 물속에서 놀기만 바쁘다. 고디잡자고 한 말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대신 민경이는 열씸히 바닥만 쳐다보고 있다. 하동이 고향이신 동네형님네에게서 배운 고디잡는 기술은 바닥에 모여있는 ..
택배 택배 김영구 긴 장마에 감자전이 생각나 깎아보는데, 밤톨 같은 그 놈 생각나 반을 갈라 속안엔 씩씩한 아내와 딸 민경이 도토리 같은 작은 밤톨 지 아들도 생각나 믹서 보다는 강판이지 빗소리 굵어지는 창밖에, 그 놈 긴 징역살이 보이고 학교앞 막걸리집 우중 낮술도 생각나 기름둘러 지지는데, 서울 어디 야밤 지친 넥타이로 걸터앉아 잠 깨우던 니놈 목소리 농촌으로 가겠다고, 아무나 가냐? 우리집 밥상, 여기 앞에 앉아 소주 털어 넣으며 팽팽했던 농촌으로 가겠다고, 아무나 가냐고, 왜 선배가 힘은 못주냐고, 끝내는 마흔살 눈물을 보이던 내 후배 별아 그래, 난 항상 힘을 주지는 않고 잔소리, 야단만 치는 약한 선배였다 지 손으로 흙빚어 만든 굵은 감자 목이 메인다.
둘째아이 새연이... 둘째아이 새연이는 12살 누나의 딱 절반 나이입니다. 첫째 민경이를 낳고, 곧 가질려고 했던 둘째아이였는데, 6년이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농담삼아 주변에 아이 못가지는 사람들에게 대구 팔공산의 갓바위를 가보라고 하면서 6살 터울의 둘째 아이를 갖게된 비화를 귀뜸해 주기도 합니다. 세가지 소원을 맘에 품고가면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갓바위의 효험이 통한 것인지 몇해 고생했던 둘째아이 새연이를 2006년 1월 갓바위 해돋이를 다녀온 뒤로 갖게 되었으니까요. 집사람이랑 한글 이름을 지어보자고 한글작명책을 보며 두어달 심사숙고하다 "새롭게 세상을 열어라" 라는 뜻의 새연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귀농해서 몇달간은 대구 집에 가자고 울먹울먹했었습니다. 대구 아파트 생활보다 불편한 시골집, 귀농하자 마자 맞이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