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택배 김영구 긴 장마에 감자전이 생각나 깎아보는데, 밤톨 같은 그 놈 생각나 반을 갈라 속안엔 씩씩한 아내와 딸 민경이 도토리 같은 작은 밤톨 지 아들도 생각나 믹서 보다는 강판이지 빗소리 굵어지는 창밖에, 그 놈 긴 징역살이 보이고 학교앞 막걸리집 우중 낮술도 생각나 기름둘러 지지는데, 서울 어디 야밤 지친 넥타이로 걸터앉아 잠 깨우던 니놈 목소리 농촌으로 가겠다고, 아무나 가냐? 우리집 밥상, 여기 앞에 앉아 소주 털어 넣으며 팽팽했던 농촌으로 가겠다고, 아무나 가냐고, 왜 선배가 힘은 못주냐고, 끝내는 마흔살 눈물을 보이던 내 후배 별아 그래, 난 항상 힘을 주지는 않고 잔소리, 야단만 치는 약한 선배였다 지 손으로 흙빚어 만든 굵은 감자 목이 메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