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5월 07일 토 맑음 <휴경, 열매의 날>
동네에 들어와 산지 만 5년이 지났다.
이제 민경이 아빠라고 불리기도 하고,
창녕양반(민경엄마 고향으로 택호가 정해진다.)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손쟁기로 밀고 다니며 밭을 가는 것을 보고
태평스럽게 농사짓는다고
하루종일 밭에 붙어 있으면
뭘 그리 하느냐고,
얘기하셨던 몇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제 약 안치고,
기계도 쓰지 않고,
비닐도 쓰지 않고도 우째 그리
농사를 잘 짓느냐는 얘길 하시기도 하고,
물론 당신들의 수확량과는 차이가 나지만,
이것저것 없이 짓는 농사 임에도
충실한 수확을 함을 인정하신다.
그 넓은 밭에 난 풀들은 어찌 맬까 걱정이 되다가도
며칠 지나면 조금씩 조금씩 풀을 매더니
금새 밭이 깨끗해졌다고
혀를 내두르시기도 한다.
마을에 뿌리를 내리고자 한 것이
참 잘한 일이다.
많이 속상해지기도 했고,
많이 배우기도 했고,
많이 즐겁기도 했었다.
앞으로도 구평마을 사람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마을에서 생강농사를 젤 오래 지은
집이 우리집이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이래저래
설레발이를 쳤다.
종자 자를때도,
골을 탈때도,
종자를 심을때도,
나의 지시(?) 필요하다는 듯
나의 입만 주시하시기도 했다.
바쁜 농번기이기도 해
개인 집안 일 치뤄내느라
그리고 잦은 비에
생강 파종시기가 조금은 늦었지만,
이제 마을 공동밭에 오면,
내 일처럼 거침없고,
서성이는 것 없이
자연스럽게 일이 진행된다.
모처럼 마을일 하며 뿌듯한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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