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필요한 비는 아니지만,
하루종일 비가 내려주니 농사일은 잠시 내려 놓을 수 있었습니다.
자취방에 있는 딸아이에게 반찬도 가져다 줄겸 트럭 드라이브도 하고 왔습니다.
이번주는 논의 빈모 매우기를 거의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제 매울려고 남겨 놓은 모도 얼마 남지 않아 자연스럽게 끝이 날 듯 합니다.
모를 옮기면서 모 만큼이나 자꾸 자라나는 풀들을 어떻게 하나 궁리하다가
그래도 제초 역할을 하는 우렁이를 활용해 보자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심지어 논두렁을 넘어 도랑까지 내려간 녀석들까지
모우고 모아 풀 많은 곳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조금이라도 풀을 먹어주길...^^
땅콩밭과 참깨밭을 매고 나서
한번도 풀 매주지 않았던 고구마밭을 구하러 나섰습니다.
바랭이, 쇠비름들이 기세등등 합니다.
쇠비름이 많아서 괭이로 긁어내는 것이 수월합니다.
이렇게 많은 풀들을 닭들이 먹어주면 좋으련만,
집의 닭들은 쇠비름은 통 먹지 않더군요.
쇠비름은 매기는 쉬워도 줄기가 통통해 햇볕에도 잘 말라죽지 않아
한번에 정리가 되지 않는 풀입니다.
바짝 마르기전에 오늘처럼 비가내리면 또 금새 뿌리를 내리려고 할 겁니다.
그래도 한번은 매어 놓았기때문에 다음번에는 조금 더 쉬워지겠지요. ^^
고구마들이 숨통이 좀 튀었을 것 같습니다.
이틀동안 밀베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새들도 먹고, 멧돼지도 밟아 쓰러뜨리고...
고생 많았던 밀들이였습니다.
첫날(6/16) 낫이 잘 들지 않아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바뀐 숫돌의 문제인지 낫을 갈아도 날이 잘 서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저보다도 민새맘이 더 많은 밀을 베었습니다. ^^;;;
앞서가는 민새맘을 따라 잡을려고 용을 써봤지만,
아무리해도 따라 잡을 수 없더라구요.
민새맘만의 노하우가 있어서 전수 받고 나니 조금 적수가 되었습니다. ^^
베어 놓은 밀을 끈으로 묶는 동안
묶어 놓은 것을 차에 옮겨 싣습니다.
집 마당에 서로 맞대어 세워 놓아 타작하기전까지 말립니다.
밭에서 많이 익은 상태라 조금만 건드려도 밀알이 떨어집니다.
오늘 내린 비에 다시 젖었을텐데...며칠 잘 말려야 할 것 같습니다.
밭을 둘러쳐 놓았던 망이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습니다.
예초기 돌리다가 망이 걸려서 생긴 것인데요.
깜빡하고 보수를 하지 않았더니 얼씨구나하고 멧돼지들이
밀밭에서 운동회라도 한 모양입니다. 큼지막한 발자국이 밀을 밟고 다니기도 하고,
넘어뜨려 비비기도 했습니다.
주변에 풀 많은 빈 밭도 많은데, 하필 이렇게 곡식들이 있는 밭을
찾는 것인지...쓰러진 녀석들을 세워서 벨려고 하니 일이 자꾸 더뎌지고,
밀알도 많이 떨어져서 베는 재미도 없었습니다.
밀을 베다보니 바깥쪽에만 새들이 요란하게 밀을 까먹은 흔적이 많았는데요.
안쪽은 쓰러진 것들도 없고, 알곡도 잘 달려 있어서 왜 그럴까 했더니...
중간쯤 베고 들어가다보니 새의 몸통은 없고 깃털만 남은 흔적이 보였습니다.
안쪽엔 천적들이 어디에 숨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인 모양이였습니다.
둘쨋날(6/17)은 첫날보다 더 일이 잘 되었습니다.
구름낀 날씨라 일하기 좋은 날씨였구요.
민새맘한테 전수받은 노하우로 하니 낫질이 잘 되었네요.
밀을 베고 나니 깔끔해졌습니다.
올해부턴 베고 난 자리에 들깨를 심을려고 합니다.
밀 타작을 위해 콩탈곡기를 대여 신청해 놓았는데,
오늘 많은 비가 내린데다가, 내일 저녁에도 비가 내린다고 하니
내일부터 할려고 했던 타작은 힘들 듯 합니다.
지금 비는 참 천덕꾸러기 같네요. ㅜㅜ
'시골살이 > 농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622 논풀매기 (0) | 2020.07.11 |
---|---|
0621 감자캐기_직파한 콩 부직포 벗겨주기 (0) | 2020.07.11 |
0619_20 밀타작 끝내기 (0) | 2020.07.10 |
0613 검은들깨 모종 옮기기 (0) | 2020.06.14 |
0612 쥐눈이콩 직파 (0) | 2020.06.14 |
0612 벌써 논에 풀들이...ㅠㅠ (0) | 2020.06.14 |
0611 야속한 비 (0) | 2020.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