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6월 24일 흐림
이틀전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다.
첫날은 비가 쉴새없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태풍의 영향인지 어젠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불었다.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라 생각하며
어제 그제는 콩도 심고, 들깨 모종도 옮겼는데,
캐어야할 시점이 다 되어가는 감자를 생각하며
오늘은 걱정이 앞섰다.
어제 가까운 면에 사시는 선배님한테
여쭤보니, 비닐 씌워서 키운 놈이 아니기에
비가 오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없다고
하셔서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러나 민경엄마는 맘이 편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우리 먹을 거라도 몇 골 캐자고 하여 그러자고 하며 두골정도 캘 맘으로
산밭 감자밭으로 갔다.
사실 이전에 몇번 감자를 캐 보면서 알이 굵은 것 같았는데,
정말 다 그런 건지 궁금하기도 했었다.
지난 3개월정도 동안 감자밭에는 내가 무척이나 공을 들였던 것 같다.
거름도 급하게 만들긴했지만, 쌀겨랑 부엽토 무항생제 소,닭거름을 고루
섞어 만든 것이였다.
지난 마늘 농사의 실패가 밑거름의 부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기에
더욱 거름에 신경을 많이 썼었다.
또 두둑 폭이 너무 좁아서 쑥 쑥 크던 감자가 자꾸 흙 밖으로 삐져나와서
북주기를 자주 해 줘야 했다.
첨 북주기할때는 그나마 잎이 크지 않아서 크게 힘들지 않았지만,
어느정도 감자싹이 크고 나서는 잎들을 헤치면서 해 줘야 하는 북주기 작업이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내년 감자농사지을때는 두둑을 넓게해서 감자를 심어야 할 것 같다.
첨 두골을 캐면서 민경엄마랑 난 연신 "우와 크다", "많이 달렸다."
하면서 신이 났다.
지나가시던 아주머니들이 보시고는 알이 굵고 좋아 보인다고
얘기해 주시니, 어깨가 으쓱해 지고...
하지이후에는 감자가 더 크기보다는 썩을수 있다는 말에 그만 예정도 없었던
감자캐기 작업이 두골에서 전체 골로 커져버렸다.
감자는 깊게 알을 내리기 보다는 옆으로 뿌리 근처로 해서
알을 맺는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에는 두둑은 넓게 포기간격을 너무 크지 않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을 것 같다.
다 캐고 차로 이동해서 개방형 비닐하우스에 내려놓고 나니 뿌듯하다.
올해 첫 농사의 수확이 그럭저럭 풍족해 보인다.
저울이 없어서 달아보지 못했지만, 10배이상 성과는 나온 듯 하다.
뿌듯하지만, 몸은 많이 지친 듯하다.
'시골살이 > 농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위 속 영글어 간다. (0) | 2011.07.03 |
---|---|
밀타작 (0) | 2011.07.01 |
농부의 발길 (0) | 2011.06.26 |
근 3주만에 콩 심기 끝 (0) | 2011.06.23 |
밀 거두기 (0) | 2011.06.21 |
6월 햇볕에 자라는 작물들 (0) | 2011.06.15 |
관심 농사 - 마늘은 캤능교? (0) | 2011.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