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골살이/농사이야기

11.18 춥다 추워

2017년 11월 18일 토 맑음

 

오랫동안 집을 비우고 먼 길 여행을 다녀온 것 처럼

어수선하고 쑥쑥한 지금의 기분이 낯설다.

 

늘 습관적으로 해오던 글목록보기, 댓글 쓰고,읽기, 새글 쓰기, 답글달기

등의 시간이 이젠 쓸쓸해진다.

 

얼른 작년의 민새네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

 

참 즐겁고 멋진 꿈을 꾼 것 같다.

이젠 오랜 꿈 속에서 깨어난 기분이지만...

앞으로 또 그런 꿈을 꿀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다시 묵묵히 걸어가는 소농의 길을 가다 보면...

 

오늘은 겨울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날씨였다.

내일은 더 기온이 떨어진다고 한다.

 

며칠전 토종무와 일반무 수확을 마쳤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시래기무를 수확하기로 했다.

 

민새맘이 무를 뽑아내고, 칼로 무청 부분만 잘라내면

나는 잘린 무를 포대에 담고,

무청은 컨테이너박스랑 갑바에 담는다.

오늘 같은 날은 닭들에게 무청을 손질하다 나오는 것을

모아줄 수 있어서 그동안 좀 소홀했던 것을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올해는 무 배추 농사가 대부분 잘 된 것 같다.

시래기무도 무청이 좋다.

 

구분해서 정리한 것을 차에 실어 놓고,

 

또 추운 날씨를 대비해야하는 일을 이어서 한다.

 

과하게 남아 있는 울금 월동 준비.

우선 대를 잘라내고,

흙으로 뿌리부분을 덮어주고,

마지막으로 자른 대를 덮어준다.

보통 작물을 심을때 무리하게 양을 늘리지 않는 민새네인데,

너무 과한 욕심을 내었다 계속 되내이며,

울금 덮기를 마무리했다.  

 

올해 양을 좀 더 늘린 작물이 마늘이다.

귀농초기부터 지금껏 공을 들이고 있는 마늘인데,

30년이상 농사지어오신 장인어른의 영향이 클 것이다.

 

올해는 어느해보다 일찍 파종해서 그런지 마늘의 기세가 좋다.

겨울 밭은 삭막하기 그지없지만, 마늘 밭이 그 삭막함을 지워준다.

 

 

자연피복이 안된 마늘밭은 추워보인다.

잎 끝도 노래지는 것이 피복이 안 되어

추위를 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곧 산에 올라 갈비를 하든지

다른 작물 부산물을 덮어주던지 해야겠다.

 

오늘 마지막 남은 일은 시래기 달기.

모처럼 둘째 녀석을 불러 도우미 역할을 시켰다.

원체 집 밖을 나오지 않으려는 새연이가

오늘은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합천읍에서 구석구석박물관 저자의 박물관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역사천재라는 칭찬을 듣고 온 모양이다.

역사에 대해서 관심도 많고,

재미있어 하는 새연이는

이번 학년부터 배우는 사회과목이 젤 재미있다고 한다.

 

아뭏든 오랜만에 아들의 도움 받으며

시래기를 다니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금새 지루해 하는 아이들의 습성때문에

바짝 긴장하면서 이래저래 지겹지 않도록

리액션도 취해주며 하니 나도 지겹지 않고,

나름 재미도 있었다.

 

창고 밑에 달린 무청은 항상 뿌듯함을 준다. ^^

'시골살이 > 농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22 울금캐기 & 콩고르기  (2) 2017.11.23
11.20 밀뿌리기  (0) 2017.11.23
11.19 고구마정리  (0) 2017.11.20
11.16 이것저것 바쁜 하루.  (6) 2017.11.17
11.15 큰일 하나 정리  (0) 2017.11.16
양파파종기  (0) 2017.11.11
11.08 마지막 양파정식  (0) 2017.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