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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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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장 2011년 5월 22일 밤새 비 온 뒤 갬 어제 저녁부터 내린다는 비는 잠자리에 들기전까지 영 기미도 보이지 않더니, 새벽녁에 갑자기 내리는 빗소리에 잠이 잠시 깰정도로 많이 내렸던 것 같다. 올해는 비가 적절하게 내리는 것 같다. 좀 가물다 싶으면 너무 많지도 않고, 너무 적지도 않은비가 내려준다. 오늘 새벽도 그런 비가 내린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비오는 날은 공식적인 휴일인데, 이번 비는 새벽에 내리고 그쳐버려 휴일이 사라져 버렸다. 오늘까지 해서 연달아 세번 장날 나들이를 했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모종 구입겸해서 장을 찾았고, 오늘은 두 아이의 머리를 깍이기 위해서였다. 도시에서는 인터넷으로 주문하든지, 잠시 문 밖을 나서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든 구입할 수 있었다. 시골에선 그런 편리는 접..
감자꽃 2011년 5월 21일 토 흐리다 맑음 그리고 저녁부터 비 농사를 짓기시작하면서 작물을 배워간다. 도시에 살땐 소비자로서의 생산물에 접근을 했지만, 농촌에서 땅을 일구는 입장에서는 작물 하나 하나에 집중하게된다. 근데 아직은 외줄타기 하듯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가 않다. 며칠전 감자밭에 드뎌 감자꽃이 폈었다. 처음으로 핀 꽃이라서 그런지 설레이는 마음에 이리저리 둘러보다 아이들에게 소식을 전할려고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큰아이 학교 가기전에 보여줬더니, 이쁘다고 했다. 그렇게 며칠뒤의 감자밭의 활짝 핀 감자꽃밭을 상상했다. 그런데, 감자의 알을 굵게 만드는데는 감자꽃이 피기전에 아래 사진의 꽃대를 잘라주어야 한다고 한다. 작물을 키워내는 농부의 입장에서는 꽃대를 꺽어낸다는 것이 ..
바쁜 농부의 5월 2011년 05월 18일 목 맑음 3월에 심은 감자는 싹을 틔워 어느덧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북주기하느라 땀을 쏟게 한다. 작년 10월 처음으로 밭을 갈고 심은 마늘, 양파, 밀이 어느덧 수확을 앞두고 있고, 고추와 들깨, 참깨가 밭 한켠을 차지했다. 집안 텃밭에 뿌려놓았던 각종 모종(더덕, 땅콩, 수세미, 오이, 호박등)들도 이제 본밭에서 흙냄새를 맡으면서 힘든 뿌리내리기를 진행한다. 오이와 수세미용으로 만든 지주대. 짓고 나니 첫 작품이지만 멋져보이기도 한다. ㅎㅎ 지주대 밑에 심은 수세미 모종, 지나가시는 아주머니가 촘촘하다 하셔 모종 몇개를 뽑아냈다. 더덕은 작고 앙증맞게 생겼다. 씨도 작아서 파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모종 옮겨심는 것도 조심스럽다. 고구마는 심고나서 말라 죽은 듯 하더니, ..
등기를 마치고, 2011년 5월 11일 하루종일 비 며칠동안 준비한 서류를 군청을 시작으로 등기소와 농협을 왔다갔다 하며 등기를 마쳤습니다. 귀농하면서 내땅에 내 방식대로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정작 귀농하면서 내 땅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합천으로 왔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최대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려고 했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참으로 불안정한 삶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진솔한 삶에는 그 만큼의 보답은 있나 봅니다. 짧은 기간이였지만, 건강하게 성심껏 마을에서 뿌리내리려 하다보니 좋은 땅과의 인연이 연결되었나 봅니다. 마을이장님의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문전옥답은 아니지만 논과 밭을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땅값 흥정에서부터 등기까지 제 스스로 진행하여 오늘 등기소에서 서류를 제출..
어린이날 행사를 다녀와서 2011년 05월 10일 합천에서 몇년째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어린이날 행사가 있다. 대병면에 있는 합천자연학교에서 진행되는 행사이다. 우리들도 작년부터 참석을 했었는데, 그 진행방식이 재미있다. 첨 운동장을 들어서면서 아이들은 구슬 5개를 그냥 받고, 어른들은 돈을 내고 구슬을 구입한다. 이 구슬이 이날 벌어지는 다양한 놀이에 참여할 수 있는 화폐가 된다. 근데 구슬은 놀이에 참가할때 내어야 하고, 참여하면 최소 하나씩은 돌려 받게된다. 그래서 구슬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재생산되게 된다.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할수록... 이 행사는 부산의 도시대안학교, 우(리는)다다(르다) 의 재학생들이 자원봉사를 맡아서 하기도 하고, 참여자들도 스스로 봉사자가 되기도 한다. 이 행사를 통해 지역의 아이들과..
생강심기 종자 구입 근 한달 만에 생강을 심었습니다. 아직 작물을 언제 어떻게 심어야 할지 몰라 조급한 맘만 앞선 탓에 생강 종자도 너무 일찍 구입을 했었지요. 근데, 보름정도 지나도록 별 변화없이 싹도 않트고 시간만 보냈는데, 책에 나온 대로 아래 사진처럼 심기 2주전 땅에 묻어 두었더니 싹이 많이 나오더군요. 어느 작물이든 다 그러하겠지만, 그 땅에서 나고 자라고, 다시 뿌리내려 자란 것이 제대로된 작물이겠지요. 생강도 저희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토종종자와 시중에 많이 나오는 중국산 종자와의 큰 차이점이 저장성의 문제라는 것을 체험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또한 맛과 향의 차이도 분명히 있었구요. 그래서 이번 씨생강을 구할때도 비싸지만, 토종을 구했습니다. 감자처럼 3~4개의 눈이 들어가도록 싹을 잘랐습니다. ..
시골운동회 2011년 05월 04일 어제는 운동회 날 이였습니다. 딸 아이의 운동회 날이였는데도, 괜히 제가 설레이는 날 이기도 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시골 운동회에 참석하는 거라서 더 그랬던 것 아닐까 싶네요. 전체 학생이 유치원생까지 쳐서 4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조그마한 시골 학교의 행사였는데,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재미나고 신나는 운동회 였었습니다. 아이들도 즐겁게 놀고, 뛰고, 학부모와 지역민까지 참석하여 같이 먹고, 뛰고, 놀고, 웃고, 복잡거리는 도시학교의 운동회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학부모들끼리 달리기 경주 "나도 왕년엔!" 이라는 코너, 학부모 엄마 아빠가 썩여서 혼합 이어달리기, "나는야 강태공"이라는 코너에서는 지역민 모두가 참여하여 생필품 낚시도 하고... 저희는 라면이랑, 소주를 낚았..
고추모종 옮기기 귀농한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참 많은 시간이 흐른 듯 합니다. 시골의 매서운 추위를 이겨낸 것이 대견하다 할 수 있을 시간도 보냈고, 이제는 꿈꾸는 농부의 계절을 맞아 열심히 꿈을 꿔가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블로그를 열어봅니다. 앞으로 저희 민경, 새연이 가족의 소박한 기록 즐거이 보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 5월 1일 노동절 입니다. 시골로 이사오면서 TV 없이 지내보자고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았고, 또 시골 생활에 적응하느라 분주하게 지내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에 신경 쓸 겨를도 없어지더군요. 노동절에 대해 항상 달력에는 근로자의 날로 기록이 되어있지만, 제게는 노동절 또는 MayDay가 익숙한 듯 합니다. 우쨋든 노동절에 농부의 노동은 끝이 없었습니다. 며칠전 빈밭에 옮긴 고구마 모종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