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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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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휴일 2011년 05월 29일 일 맑음 한주에 비가 두번이나 내려서 그런지 화창한 일요일의 날씨가 맘에 든다. 시골에선 달력에 표시된 빨간 날이 크게 의미가 없다. 글치만, 오늘은 나들이 하듯이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산 밭에 갔다. 돗자리, 책 그리고 먹을 것 조금 챙겨 가지고,,, 밭 주변에는 아주 크지 않지만 좋은 그늘을 주는 은행나무가 있다. 그늘 밑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은 책도 보고, 여기저기 둘러보기도 하며 잘 논다. 사진 가운데 쯤 왼쪽 끝으로 푸른 풀들이 보인다. 이놈들을 제거하고 나면 콩과 수수를 심을 거다. 밭에서 내려다본 우리 논이다. 양팔밭과 붙어 있는 물 담긴 논이 우리 논이다. 곧 마을아재가 모내기를 하실려고 준비해 놓았다. 서로 양끝에서 풀들을 괭이로 긁어내면서 조금씩 간격을 줄여..
손이 보배야~ 2011년 5월 25일 수 맑음 작년 합천으로 이사오기 전 며칠씩 다녀가면서 조금씩 집을 치우기 시작했었다. 비닐하우스도 짓고, 이것저것 잔득 쌓여있던 흙 무더기도 깨끗한 텃밭으로 바꿔놓고, 스레뜨로 덮여있던 앞마당도 정리한 모습을 본 옆집 아주머니가 "손이 보배야" 라고 말씀하시며 칭찬하셨다. 함방골에 사는 친구네 마당 공사가 조만간 진행될 모양이였다. 그래서 오늘 창고가 없어 여기저기 물건들이 널부러져 있던 마당의 짐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친구랑 아는 동생과 함께 세명이서 했다. 시골일은 혼자서 하기보다는 같이 어울려 하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두명이서 했다면 하기 힘든 일도 한명의 힘이 더 추가된다면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더 많아진다. 그렇게 여기저기 있던 짐들을 뒤켠에..
율무심기 작년 집 담벼락과 마당 한켠에 있던 율무를 수확했었습니다. 집사람이 몇 뿌리되지 않았지만, 집적 갈무리해서 올해 농사용 종자로 보관해 두었습니다. 작년에 받아 뒀던 종자로 집앞 밭에 손쟁기로 골을 타고서 골에 율무씨를 뿌렸습니다. 다른 작물에 비해 율무는 많은 분들이 하시지 않아서 어떻게 파종하는지 몰라 인터넷도 뒤져보고 앞집 아주머니에게 여쭤보고서야 파종할 수 있었습니다. 율무는 수확시기에 새의 피해가 많다고 해서 가을에 갈무리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만, 특별한 병없이 잘 자라주길 바래 봅니다.
초심을 다시 생각하며 2011년 5월 24일 화 맑음 어제는 모처럼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잦아지는 듯해 우려의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차분히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였다. 그런데, 쉬어가는 시간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낮부터 시작된 소주 몇 잔이 밤 늦도록 이어졌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여러가지로 힘들다. 과음에 의한 몸의 상태도 그렇고, 저녁시간 내가 해야할 일들을 뒤로 미루어 가족들에게도 미안했다. 또 하루종일 아픈 속을 달래면서, 겨우 귀농한지 1년도 되지 않는 나의 모습에 내 스스로 긴 한숨을 쉰다. 나를, 나의 생각을 먼저 내 세우기보다 남의 얘기를 먼저 듣고, 내가 좀더 겸손하게 살고자 했었는데,,, 겨우 한해 농사도 지어보지 못한 내가 개인적인 논리만 가지고, 고집을 피운 것이 꼭 귀농 전..
삼가장 2011년 5월 22일 밤새 비 온 뒤 갬 어제 저녁부터 내린다는 비는 잠자리에 들기전까지 영 기미도 보이지 않더니, 새벽녁에 갑자기 내리는 빗소리에 잠이 잠시 깰정도로 많이 내렸던 것 같다. 올해는 비가 적절하게 내리는 것 같다. 좀 가물다 싶으면 너무 많지도 않고, 너무 적지도 않은비가 내려준다. 오늘 새벽도 그런 비가 내린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비오는 날은 공식적인 휴일인데, 이번 비는 새벽에 내리고 그쳐버려 휴일이 사라져 버렸다. 오늘까지 해서 연달아 세번 장날 나들이를 했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모종 구입겸해서 장을 찾았고, 오늘은 두 아이의 머리를 깍이기 위해서였다. 도시에서는 인터넷으로 주문하든지, 잠시 문 밖을 나서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든 구입할 수 있었다. 시골에선 그런 편리는 접..
감자꽃 2011년 5월 21일 토 흐리다 맑음 그리고 저녁부터 비 농사를 짓기시작하면서 작물을 배워간다. 도시에 살땐 소비자로서의 생산물에 접근을 했지만, 농촌에서 땅을 일구는 입장에서는 작물 하나 하나에 집중하게된다. 근데 아직은 외줄타기 하듯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가 않다. 며칠전 감자밭에 드뎌 감자꽃이 폈었다. 처음으로 핀 꽃이라서 그런지 설레이는 마음에 이리저리 둘러보다 아이들에게 소식을 전할려고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큰아이 학교 가기전에 보여줬더니, 이쁘다고 했다. 그렇게 며칠뒤의 감자밭의 활짝 핀 감자꽃밭을 상상했다. 그런데, 감자의 알을 굵게 만드는데는 감자꽃이 피기전에 아래 사진의 꽃대를 잘라주어야 한다고 한다. 작물을 키워내는 농부의 입장에서는 꽃대를 꺽어낸다는 것이 ..
바쁜 농부의 5월 2011년 05월 18일 목 맑음 3월에 심은 감자는 싹을 틔워 어느덧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북주기하느라 땀을 쏟게 한다. 작년 10월 처음으로 밭을 갈고 심은 마늘, 양파, 밀이 어느덧 수확을 앞두고 있고, 고추와 들깨, 참깨가 밭 한켠을 차지했다. 집안 텃밭에 뿌려놓았던 각종 모종(더덕, 땅콩, 수세미, 오이, 호박등)들도 이제 본밭에서 흙냄새를 맡으면서 힘든 뿌리내리기를 진행한다. 오이와 수세미용으로 만든 지주대. 짓고 나니 첫 작품이지만 멋져보이기도 한다. ㅎㅎ 지주대 밑에 심은 수세미 모종, 지나가시는 아주머니가 촘촘하다 하셔 모종 몇개를 뽑아냈다. 더덕은 작고 앙증맞게 생겼다. 씨도 작아서 파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모종 옮겨심는 것도 조심스럽다. 고구마는 심고나서 말라 죽은 듯 하더니, ..
등기를 마치고, 2011년 5월 11일 하루종일 비 며칠동안 준비한 서류를 군청을 시작으로 등기소와 농협을 왔다갔다 하며 등기를 마쳤습니다. 귀농하면서 내땅에 내 방식대로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정작 귀농하면서 내 땅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합천으로 왔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최대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려고 했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참으로 불안정한 삶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진솔한 삶에는 그 만큼의 보답은 있나 봅니다. 짧은 기간이였지만, 건강하게 성심껏 마을에서 뿌리내리려 하다보니 좋은 땅과의 인연이 연결되었나 봅니다. 마을이장님의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문전옥답은 아니지만 논과 밭을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땅값 흥정에서부터 등기까지 제 스스로 진행하여 오늘 등기소에서 서류를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