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6월 14일 화 맑음
오늘 새벽 밭에 가는 중에 골말에 계시는 아재를 만났다.
인사를 하자 말자, "마늘은 캤소?" 라고 물으셨다.
"네 어제 캤습니다."
그러니 아재가 또 "와 고추 순은 안따요?" 그러신다.
고추순 안 따면 고추도 많이 안 열린다며 걱정하신다.
시간이 없었다는 둥 변명을 늘어놓다가
"고추순 빨리 따야겠네요."하고 인사하고 돌아섰다.
다시 아침을 먹고, 집앞 밭에 있는데, 지나가시는 아주머니가
또 "마늘 캤어요?" 라고 물어본다.
"네 어제 캤습니다."
"마늘은 크던가요? 좋아보이던데..." 하며 지나가신다.
작년 첨으로 밭을 구해 심은 산밭 마늘이 온 동네에 걱정거리가 된 모양이다.
지난주 토욜날 한 아주머니가 마늘캐야한다고 늦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상세히 캐서 묶는 법까지 알려주셨다.
근데 며칠동안 마늘을 안 캐고 있으니, 동네분들이 애가 탄 모양이다.
이렇게 시골 마을에서는 오며가며 서로서로 눈에 보이는대로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그냥 대수롭지 않게 흘깃 보며 지나가셔도 그 밭에 뭐가 크고 있는지, 상태가
어떤지 훤히 파악하고 계시는 것 같다.
마을안에 있는 것이 이런게 참 좋다.
서로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대상안에 나도 포함된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
부지런히 살아가는 모습이 어느정도 마을분들에게 믿음직스럽게 보인 모양이다.
어제 버들이를 산에 묻고와서 마음을 추스리면서 마늘을 뽑았다.
나름 좋고 큰 종자를 심었는데, 시기도 늦었고, 거름도 적었고, 풀도 잘 잡아주지
못해 씨알이 굵지 못한 것 같다.
50개씩 묶어서 끈으로 묶었다.
원래 짚으로 묶으면 훨씬 수월할텐데 미리 짚을 구해 놓지 못해서 노끈으로 할 수 밖에...
이렇게 묶인 놈이 2개가 모이면 한접이 된다.
첫 마늘 수확은 뿌린것에 비해 턱없이 작은량이다.
대략 13~4접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첫해 농사가 다 그런 것이지 않을까...
올 가을에는 무엇보다도 시기를 잘 맞추고, 거름도 만들어 놓고 잘 준비해서 지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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