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귀한 가재

모처럼 울산의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올해 20평 텃밭을 하시게 되었다고 

텃밭에 심을 것들과 밭을 일구는 방법에 대해서 물어보시더라구요. 

대부분 밭을 일굴때는 삽을 많이 이용하시던데요. 

전 삽 대신 손쟁기를 추천해 드렸습니다. 

이것 하나면 삽과 괭이를 충분히 능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화상으로만 말씀드렸을때는 그 부분을 잘 전달해 드리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얼마 전 귀촌하신 이웃 분께 손쟁기를 추천해 드렸었는데, 

저희 것을 한번 보시더니 바로 구매해서 사용하시더라구요.

혹시 작은 텃밭 하시는 분들은 손쟁기를 고려해 보시는 걸 적극 권장해 봅니다. 

 

얘기가 다른 곳으로 많이 벗어났군요.  ㅎㅎㅎ

선생님께서 밭에 심을 것을 얘기하시면서 부추뿌리를 

부탁하셔서 야산에 자생하는 부추뿌리를 찾아 산책 겸 

아들과 간만에 세식구가 집을 나섰습니다. 

아들녀석은 집 밖을 잘 나서지 않을려고 해서 이렇게라도 

바깥 구경을 시켜줘야 합니다. ㅠㅠ

 

저희 밭에도 부추를 많이 옮겨 심었었는데요. 

한번 뿌리 내리면 매년 수확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봄 부추는 몸에도 참 좋다고 늘 찾으셨던 작물인데, 

직접 텃밭에 옮겨 심어보실려고 뿌리를 부탁하셨습니다.

 

부추 자생하는 곳에 부추를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실 개천 옆 머위도 뜯으면서 

돌아오는 길에 옛 생각이 나서 개천의 돌들을 뒤집어 보았습니다.

어릴적 집 근처 저수지에서 새우도 잡고, 미꾸라지도 잡으며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놀았던 기억들,

산속 작은 개울 속 정체불명의 물속 생물- 나중에 보니 메기였었다는-을

잡을려다 해가 져서 컴컴할 때 집에 들어가 야단 맞았던 기억들. 

그때는 가재 보기도 그리 어렵지 않았었는데요. 

요즘은 아무리 찾아보아도 보기 어려운 녀석이지요.

 

이 정도 물에는 분명히 살고 있을텐데 하는 생각으로

몇 군데를 더 뒤집어보다가 웬지 있을 법한 작은 웅덩이를 찾았습니다. 

거긴 도룡용알도 보였구요.

너무 깊지도 얕지도 않았고, 물도 흘러내려가는 곳이였습니다.

어느 곳에 있을까 하며

첫 돌덩이를 들어 올렸는데 뭔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심봤다. 드뎌 찾았다. 가재다~~

아들은 총알같이 달려오고, 

아들에겐 산에서 직접 본 첫 가재였구요.

작고 어린 가재와의 첫 만남이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집에만 있다가 이렇게 아빠따라 나오니 

이런 횡재수도 있지 않냐 그랬더니 그렇다고 바로 인정하더라구요. ㅎㅎㅎ

솔방울로 즉석 야구도 하고...

한번 나서면 잘 어울리고 좋아하는데, 이렇게 나서기까지가 쉽지 않네요. 

'마왕이 되는 중2'라서 그런가요. ^^ 

'시골살이 > 민새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앞산 한바퀴  (0) 2020.04.15
튤립마을??  (0) 2020.04.15
백봉 아리  (0) 2020.04.01
까대기  (0) 2020.03.10
즉흥적인 일 벌리기  (0) 2020.03.08
0217 때 아닌 눈  (0) 2020.02.28
시간 보내기  (0)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