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 저녁으로 논에 나가 본다.
논이 있어 참 좋다.
그저 의무감이 아니라 잠시나마 내 마음을 달래보는 시간이 된다.
이른 아침 이슬 머금은 모들과 거미줄들을 보며 상쾌함을 느끼고,
해질무렵 조용한 호수에 와 서 있는 듯한 차분한 느낌이 든다.
혼자서 오롯이 산책하듯 두렁과 두렁을
도랑을 넘어다니며 논을 둘러 본다.
논두렁을 걸으며
논 속의 생물들의 분주함도 보고,
뿌리내려 진한 초록의 모들을 손으로 만져보며
한마디 던져본다.
'이렇게 잘 크고 있구나. 기특하다.'
논이 있어 참 좋다.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그래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