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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농작물은 무사할런지?

지금까지 이런 여름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뜨거운 햇볕에 풀들도 맥을 못 출 시기에 

끝나지 않는 긴 긴 장마로 농부의 몸과 마음은 자꾸 축 쳐집니다.

논과 밭의 작물들뿐만아니라 풀들도

물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듯 합니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딱 맞아떨어집니다. 

구멍난 하늘을 누가 메워줄까요?  ㅠㅠ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민새맘, 놀기도 지겨운 저...

뭔가를 했으면 하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네요. ㅠㅠ

 

오전 잠시 비가 그쳐 밭을 둘러봅니다.

콩이 계속 자라고 있긴 한데,

해를 못 봐 웃자라기만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강한 바람에 쓰러지지 않을까...??? 

자세히 보니 콩잎을 갉아먹은 흔적들이 보입니다.

주변을 빙 둘러보니 한두마리도 아닌 수많은 풍뎅이들이 잎을 갉아 먹고 있습니다.

콩 농사 지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군요.

어찌 대처를 해야할지,

물통에 물을 넣어 한마리씩 잡아 넣어야 할까 싶네요.

비가 많이 내려 땅 속 뿌리 작물들에게는 별로 좋지 못할텐데요.

소나무밭은 사질토라서 그나마 좀 낫긴 하겠지만,  

생강은 줄기가 노랗게 변하는 현상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힘겹게 버텨주고 있을 생강이지만, 

비가 그치고 갑자기 뜨거운 햇빛을 맞으면,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기에 

안타까운 마음이네요.

며칠전 참깨를 베면서 바로 옆에 심어 놓은 

땅콩밭이 이상해서 보니 아직 여물지도 않은 땅콩을 

어떤 녀석인지 까먹고 간 흔적을 남겨 놓았네요.

장마로 밭주인의 인적이 드물어서 맘 편히 서리를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곳을 보니 쥐들의 소행일런지, 

뿌리가 들어나도록 파 헤쳐 놓은 걸 봐서는 꿩이나 너구리의 짓인 것 같기도 하고...

고구마밭은 고구마줄기와 풀이 너무 우거져버려 들어가보기도 힘들 정도이라

그 속은 어떻게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떤 녀석일지 몰라도 알이 들어갈 고구마를 가만히 두지는 않았겠지요.

 

한여름 뙤약볕을 받으며 성장해야할 논의 나락들은 

7월들어 거의 햇볕을 많이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가을이 선다는 입추.

이때가 되면 뜨거운 햇살 받으며 곡식은 영글고,

이삭이 패고, 벼꽃이 필 시기인데...

장마는 끝날 줄 모르고, 이삭이나 제대로 팰 수 있을지요.

그래도 농부의 시계는 돌아가야겠지요.

8월말이면 심어야 할 김장배추 모종을 내었습니다.

작년에 뿌리고 남은 불암3호 배추씨앗과 

토종 구억배추도 모종을 내었습니다.

마침 오늘이 생명역동달력의 잎의 날이기도 하네요.

 

그나마

윤달이 낀 해는 팥이 잘 된다는 말씀을 동네 아지매가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는 팥은 잘 커주고 있긴 합니다. 

미리알았으면 팥이라도 잔득 심어 놓을 걸 그랬습니다. ^^;;;

 

오후부터 계속 내리던 비는 아직도 거침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제발 그만 내려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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