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하면 소는 꼭 키우고 싶었다.
주목적이 거름때문이기도 했고,
한 두마리 새끼를 낳으면
가계 경제에도 조금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었다.
게다가 민경엄마가 어릴때 소 키우던 그 추억도
한 몫 했었다.
그런데 막상 소를 키울려고 하니
걸리는 것이 많다.
소를 키울 공간도 있어야 하고,
거름을 쳐 내는 일도 인력으로 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고,
소에게 매여야 하는 일상이 되기도 해야하기에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와중에 우연히 키우게 된 닭은
키우면 키울 수록 참 재미있고
알게 모르게 정이 가는 놈들이다.
봄부터 여름 나면서
병에 걸려 죽은 놈들도 많았고,
알을 낳지 않아 실망도 자책도 많이 했었는데,
이제 스스로 척척 알도 잘 낳고 있다.
시시때때로 울어대는 수탉들의 울음소리에
새벽잠을 설치기도 하고,
알을 가질러 닭장에 들어가면
가끔 수탉이 공격해 오기도 하고,
알을 낳기전까지는 볏의 색깔이 하얗더니
알을 낳을때가 되니 볏이 빨개지는 것도 신기하고,
알을 낳을려고 할때 내는 소리랑
알을 낳고 나서 내는 소리가 또 다르고,
모이를 주면 정신없이 먹어대는 모습이랑...
참 재미있는 가축이다. 닭은...
그러고 보니 나도 닭띠이기도 하다.
드디어 산란장에 알이 3개다.
3마리의 암탉이 낳은 알일까? ^^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어제 낳은 달걀 2개를 꺼내지 않았더니
아침에 그 옆에 하나를 더 낳아 놓은 것이다.
이렇게라도 3개의 달걀을 연출해 본다. ^^
병아리로 와서 이제 어엿한 수탉이 된 공주.
처음 암탉이라 생각하고 우아한 모습에 공주라는
이름을 붙여줬더니 뜬금없이 울어대는 소리에
정체를 알게된 수탉이다.
얼른 넓은 새 닭장을 만들고 암탉들도 같이 넣어줘야하는데
아직 짬이 나지 않아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드는 녀석이다.
이제 우리가 키우는 닭장에서 거름도
만들수 있게 되었다.
새 닭장을 만들면 좀 더 많은 닭들도
데려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닭거름도 자립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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