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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11.29 봄날 같은 겨울

2014년 11월 29일 토 맑음

 

어제도 그랬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난다.

작업복 파카를 벗어놓고 밭에 나가도 춥지가 않다.

 

얼마전 뉴스에 올 겨울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눈은 많이와도 따뜻한 날씨가 될 것 같다는 예보를 봤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날씨 정말 철을 모르는 날씨다.

밭에도 풀들이 무성하다.

마치 봄을 앞둔 밭 처럼.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와

알을 낳는다는 얘기도,

진달래 철쭉이 핀다는 얘기도 들리고,

우리 밭의 매화나무에도 새순이

올라오는 듯 했다.

 

걷잡을 수 없는 환경의 변화에

철 따라 농사 짓는 농부는 걱정이 앞선다.

 

추워야할때 춥고,

더워야할때 더워야

자연의 순리대로

그에 따른 모든 것들이

원활히 돌아갈텐데 말이다.

 

조금만 덜 편리해지고,

조금만 더 불편해지면

이런 변화의 속도를 조금씩은

줄여 낼 수 있을텐데...

 

우리모두 같이 고민하고 실천해야할 일일 것이다.

 

비닐피복없이 농사짓는 민새네는

날씨가 추워지면 밭의 양파와 마늘이 걱정스럽다.

비닐하나 씌워주면 따스한 비닐 밑에서 작물들은

잘 자랄 것이다.

동네 분들의 밭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양파나

마늘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민새네 양파는 이제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세우고 있다.

우찌보면 참 모질게 작물들을 키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료하나 비닐 하나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작물들의

힘으로만 성장을 해 주길 바라기 때문에...

 

양파밭에 왕겨를 먼저 덮어주기로 했다.

근래 비도 잦고 해서 깔비를 해 오기도 힘들고

집에 왕겨가 많이 쌓여있어서 인데,

바람에 잘 날려가는 탓에 차후에 깔비로 한번 더 덮어줘야할 것 같다. 

따스한 기온 탓인지 생강도 땅속에서

별 탈없이 잘 있다.

11월 중순 경 줄기를 잘라내고

흙을 두텁게 덮어주었더니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잘 보관되고 있다.

비오고 나면 추워진다니 이제 다 캐어야 할 것 같다.

창고 천장의 높은 곳에 달아 놓은 시래기가

바람에 자꾸 떨어져 한참 밑 부분에 다시 줄을 치고  

시래기를 달았다.

빛이 들어가서 인지 노랗게 변한 것도 많아 보인다.

매서운 추위를 견디는 양파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 봄을 기다릴 양파와

봄부터 늦가을까지 긴 성장을 갈무리할 생강과

겨울철 좋은 먹거리가 될 시래기와 함께

봄 같은 겨울은 물들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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