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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들깨 베기, 양파정식, 두번째 나락타작, 녹비파종

 

지난주까지 매일 조금씩 고구마를 캤습니다.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는 캐기를 끝냈지만,

꿀고구마 캐기는 중단했습니다.

호박고구마를 제외하고는 두 고구마의 상태가 영 말이 아니네요.

꿀고구마는 몇줄 남아 있지만, 다른 일부터 먼저 한 뒤 캘지 말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긴 장마로 습해를 입은 것인지,

올해 유독 굼벵이도 많이 먹고,

쥐들도 입을 댄 것들이 많네요. ㅠㅠ

매년 굼벵이 피해가 있긴했었지만,

올해 더 심한 것 같아 고구마 농사를 어찌해야하나

고민이 되네요.

동네 다른 분들은 '굼벵이가 왜 먹어?'라고 물어보시는 분도 있을정도라

토양살충제 치지 않고 땅속 작물을 키우는 민새네는 굼벵이 문제가 제일 골칫거리네요.

하도 답답해 굼벵이 대처법을 찾아보니 겨울에 밭을 깊이 갈아주면

굼벵이가 겨울 추위에 얼어죽어 피해가 덜하다고 하는군요.

올 겨울엔 밭에 쟁기질을 해 봐야겠습니다.

꼬투리가 꺼뭇꺼뭇 해 지는 들깨는 베어 눕혀 놓습니다.

이른 아침 이슬이 마르기전에 해야 알곡 손실이 적습니다.

며칠 말려서 까맣게 꼬투리가 마르면 타작하게 됩니다.

쥐눈이콩도 잎 색깔이 변해가고 꼬투리가 까맣게 익어갑니다.

낫으로 베어 쌓아뒀다가 조금씩 타작 할려고 합니다.

몇주전부터 양파 모종이 너무 무성하게 자라 물 공급도 끊었지만,

줄기가 한뼘 보다도 더 많이 길었습니다.

이러다간 정식 시에 작업이 너무 힘들게 될 것 같아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전지용 가위로 싹뚝 이발을 해 주었습니다.

잘 모르고 전 날 해질무렵에 조금 했었는데요.

이발은 오전에 해야 한다는군요.

해가 있을때 해야 자르고 난 상처가 쉽게 오염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날 다하지 못한 이발을 해가 있을때 해주고 나니 양파모종도 깔끔하니 보기가 좋아졌습니다.

며칠전 단비가 온 다음날 첫 양파 정식을 했습니다.

예보상으로 비 양이 많지 않을거라 해서 벼타작을 할려고 했었는데,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려 벼타작 대신 양파 정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말랐던 논에 다시 물이 고여 걱정이였지만,

촉촉히 젖은 땅에 꽂아 놓은 양파는 뿌리를 잘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삭이 패고, 알곡이 영글어야 할때 일조량이 중요한데,

올 여름은 긴 장마의 터널 속에 갖혀 벼 이삭들이 해를 거의 보지 못했었지요.

벼 타작이 시작되고,

먼저 하신 분들께 타작 결과를 물어보니 올해 영 나락 소출이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작년대비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가 온 뒤 이틀째날 나머지 새일미벼 타작을 하였습니다.

잘 말랐던 논이 비로 인해 다시 물이 고여서

물이 많이 고인 곳의 벼를 낫으로 다 베어내다보니

엄청 낫질을 했습니다.

 

지난주 추청벼 타작때와 달리 이번엔 콤바인이 자꾸 문제가 생겼습니다.

타작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콤바인이 벼를 벤 뒤 감아 올리지 못해 서 버린 콤바인.

몇번 기계가 멈추다 서다 하면서

기계에 끼어버린 벼들을 빼어 내면서 떨어지는 알곡들이 가슴을 시리게 했습니다. ㅠㅠ

겨우 타작이 끝이 났지만, 기계고장으로 2시간정도면 끝날 타작이

이른 아침부터 오후2시경까지 5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더군다나 벼 타작 결과도 영 시원찮네요.

타작 끝난 논을 트렉터로 갈고, 자운영씨를 뿌렸습니다.

예로부터 선배농부님들이 논에 거름 대신 뿌렸던 녹비작물입니다.

요즘은 여러종류의 녹비작물들이 많은데요. 

작년에 헤어리베치를 다른 논에 뿌려주었고,

올해 이논에 처음으로 자운영을 뿌려봅니다.

내년엔 좀 더 나은 수확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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