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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뿌리내리기

10.17 마음 상한 날

2012년 10월 17일 수 맑음 (오전에 비 쪼금)

 

비가 내렸다.

오랜 가뭄에 반가운 비여야 하는데,

오늘은 비가 반갑지 않다.

 

많이 올 비였으면 차라리 맘 편하고 즐거울텐데

오늘은 지정(도지)를 받는 날이다.

다른 집은 지정을 집까지 날라다 주는데,

우리한테는 와서 차에 실어가주면 좋겠단다.

작년에도 그렇게 했으니 올해도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 모양이였다.

 

근데 바로 옆집까지는 지정을 직접 날라다 주시면서

우리한테는 받아가라고 하니 무시당하는 기분이 든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이런 걸까 싶다.

 

받은 지정을 처가댁에 보관해야한다.

남의 빈집에 살고 있다보니 마땅한 창고하나

없어 받은 지정을 보관할 곳이 없기때문이다.

 

지정을 옮겨놓고

콩타작하고 남은 콩깍지랑 콩대를 얻어왔다.

논에 뿌려줘도 좋고, 불쏘시개로 써도 좋다고 해서...

 

내년부터 논농사를 시작할려고 한다.

얻어온 콩깍지를 논에 옮겨 놓으면서

논을 둘러봤다.

멀리서 본 것보다 훨씬 커 보였다.

 

둘러보다보니 유난히 물이 많이 고여 있는 곳이 보였다.

위에서 물길을 낸 모양인데,

우리 논에서는 그 물을 뺄 수 있는 길이 없다.

허락없이 남의 논에 물을 낸 윗논 주인 이나 자기 땅아니라고

아무런 대책없이 논에 물을 방치해 둔 아재나

야속하기 짝이없다.

 

다른 논들은 다 물 빠져나갈 길을 만들었는데,

윗논이랑 우리논만 그것이 없다.

내년에는 윗논 형님이랑 실강이도 벌여야 하고,

대책을 만들기도 해야할 것 같다.

 

물이 낀 논을 보니 가슴이 답답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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