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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뿌리내리기

02.07 동신제[洞神祭]

2013년 02월 07일 목 맑음

 

구평마을에 뿌리내리기 4년째 접어들었다.

마을에 들어와서 매년 한가지씩 경험해본다.

 

첫해 두해는 마을 장사때 상여매는 상여꾼으로,

작년엔 몇년만에 열린 동회에 참석해 보았고,

올해는 설을 앞두고 보통 당산제라고도 하는 동신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앞집아지매한테 말씀드렸더니,

정신을 잘 받들어야 한다고 하신다.

그리고 오랫동안 마을 동신제를 지내셨던

동곡아재는 당신이 직접 동신제를 모실때는

보름전부터 제주는 궂은 일에는 가까이 가지 않고,

오로지 마을 신을 모시는데에

정신을 잘 받들었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 동신제는 마을의 평안과 풍년 등을

기원하기도 하고, 개인의 소원을 비는 의미도 있었다 하셨다.

일예로 딸만 있는 집안의 경우에 동회에서

동신제를 모실 기회를 주어서 아들을 얻게 해달라는

기원을 빌게 해 줬다고도 한다.

 

아무튼 마을의 오랜 전통들이 문명의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많이 퇴색되거나 소멸되고 있는 현실에서,

오늘의 동신제는 참으로 마음 훈훈한 시간이 되었다.

 

보통 동신제는 마을입구에 마련된 제단이나

마을에서 세운 사당등에서 지낸다고 한다.

우리 마을에서는 산 속의 큰 바위 밑에서 지내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이장님 포함해서 총 5명이 제에 참석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각각 다른 오성(五姓- 윤씨,이씨,김씨,여씨,최씨(나))이

제를 지내고 왔다해서,

노인회장님이 참 멋지게 잘 지내고 왔다고 극찬을 아끼시지 않으셨다.

동양철학의 오행의 기운을 듬뿍 받아왔으리라고 하시면서 말이다.

 

오랜기간 제를 지내셨던 동곡아재(이씨)가 길잡이로 낫을 들고 앞장을 서시고,

그뒤로 이장님(윤씨), 제수를 지게에 지고 가시는 여씨형님, 귀촌하신 김씨형님

그리고 마지막에 찍사 나(최씨) 이렇게 모두 오성(五姓)이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몇년전부터는 구 이장님 부부내외 두분이서 지내셨다고 하는데,

사실 어떻게 언제 지냈는지 서로 몰랐다고 한다.

산길을 오르면서 낫으로 잔가지나 나무들도 정리하면서  

올라와 보니 큰 바위 밑에 평평한 터가 보였다.

촛불을 세울 곳을 정리하시는 동곡아재.

양쪽에 초를 켜고, 준비해간 제수를 올려놓았다.

올해는 오랜만에 마을 사람들이 같이 해 보는 동신제이지만

아직은 서로 낯설기만 하다.

제수도 이장님께서 직접 준비하신건데,

내년에는 좀 더 잘 준비하자는 말씀을 하셨다.

이장님께서 잔을 먼저 올리시고,

다른분들도 절을 올리며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셨다.

 

마지막 인증샷으로 동신제를 마무리했다.

오랜기간 동안 마을이 많이도 침체되어 왔다고 한다.

모처럼 많은 사람들과 같이 지낸 동신제를 통해

마을이 활성화 되고,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기원해 본다.

 

더불어 우리 민새네도 모두 건강하고,

올해 꼭 우리집도 짓고,

즐거운 한해가 되길 기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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