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집에 키우게 된 닭들이다.
한때는 갓 부화한 병아리들까지 해서 스무마리가 넘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햇수가 벌써 3년째가 되는 올해는
두번이나 어미닭이 달걀을 품어 병아리를 부화 시켰다.
첫번째의 부화는 거의 절반의 부화율이였지만 모두 무사히
잘 자라주었다.
그런데, 그 성비가 정반대의 경우였으면 얼마나 좋았었을까...
9 대 1의 암수 비율이였으면 더 바랄 것이 없었을텐데
그만 암닭 1마리에 장닭만 9마리라는 믿기 싫은 결과였다.
암수 구분이 되지 않을때만해도 4:6 정도는 되리라 생각했었는데
점점 암수 구분이 되어가는 시점의 마지막까지
2:8 정도는 생각했었는데 끝내 기대를 저버린 결과.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발생했다.
장닭들을 볼때마다 울지마라 울지마라 주문 했건만...
새벽에 합창또는 중창의 하모니를 자랑하는 새벽을 알리는 울림에
주변 집들에게 드리는 민폐에 아침 잠은 자연스럽게 미안함으로 설치게 되었다.
그 미안함을 달래기 위해 4마리의 장닭은 처리를 하고,
남은 6마리의 장닭.
이제 그들도 더 성숙한 장닭의 목소리를 들려주기에
곧 정리대상으로 확정되었다.
인간이든 가축이든 수컷으로 산다는 것은
많은 애로점이 있다는 걸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을 보며 느낀다. ^^
불쌍한 수컷들...^^
달걀을 깨고 나온 첫 병아리들이 세상에 나온지 7개월이 넘어섰다.
조기 산란을 유도하지 않는다면
암닭은 210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을 낳는단다.
그 알을 초란이라고 한다.
드디어 1대 9의 성비로 외롭게 장닭들 사이에서 자라던
암닭이 초란을 낳았다.
얼마나 기특하던지
우리가 부화시킨 병아리가 알을 낳았다는 것이 더 부듯해지는 이유다.
까만 털의 암닭은 어미닭이고, 가운데 노란 닭이 이번에 초란을 낳은 닭이다.
오른쪽의 장닭은 아빠닭(?) 이라고 해야하겠지. ㅇ다른 칸에 분리되어 있는 녀석들은 남아 있는 6마리의 장닭들이다.
그리고 앞족의 두 마리는 두번째 부화되어 남은 1:1 비율의 암수 한쌍.
지난 5월 초경 어미 뱃속에서 들리던 작은 병아리 소리가
눈물 겹도록 감동적이고, 이뼜다.
그 사진을 다시 보니 더 감회가 새롭다.
내년 봄 다시 어미닭을 졸졸 따라다니는 병아리들의
봄 나들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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