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8일 월 맑음 영하
이제 2015년도 마지막 주가 되었다.
한해 한해가 참 바삐 지나간다.
올해로 귀농 만 5년차가 되었다.
여전히 시골생활과 농사에 배워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처음 가졌던 농사원칙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원칙대로 농사 지을려니 어려운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몸도 마음도 힘들때가 많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부분도 있기에 또 한번 더 힘을 내어볼까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농산물을 받으시는 분들의 좋은 반응에 더욱 힘을 내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저장고가 없다보니 봄 수확작물을 가을이나 겨울에 찾으셔도
제공해 드릴 수 없는데,
한 소비자 분은 얼마전에 양파를 찾으셨는데
생협 양파에 비해서도 잘 썩지 않고, 단단한 것이 참 좋아서
어머님께서 저희 양파를 찾으신다고 연락주셨다고 하셨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이 구매해야겠다고 하시기도 하고,
시어머님께서 민새네 농산물은 너무 좋다고 만족해 하신다고
내년에도 기대하시겠다는 얘길 하시고,
저희 잡곡들을 보면 똘망똘망한 것이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주문하셨던 고구마를 주변분께 나눠주시면서
껍질째 먹으라고 했더니,
받으시는 분이 무농약이냐며 물었다고 해서
우리에게 톡을 보내셨는데...
톡을 보내고 오히려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답 안해줘도 된다고 하셨지만,
굳이 내가
우리의 농사철학 - 옛 농부님들의 농사법대로 자연스럽게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을려는 것-
과 4무농법(무비닐, 무기계밭농사, 무화학비료, 무농약)에 대해서 설명을 해 드리고,
그렇게 전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민새네의 농사가 '아름다운 후퇴'라는 멋진 말씀을 해 주셨다.
뿌듯하고 맘에 드는 말씀이다.
항상 머릿속에 되뇌이는 말과 비슷하다.
귀농 전에 읽었던 '오래된 미래'라는 책의 제목과 일맥상통한 의미이지 싶다.
미래는 오래전의 자연적으로 살아왔던 그 예전의 모습이
미래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라 생각한다.
이제 5년의 세월이 흘렀고,
앞으로 또 5년의 세월동안 크게 흔들림 없이 농사 지어 가야할 것이다.
이제 좀 더 구체적인 수익구조도 고민해 봐야할 것이고,
초심에 벗어나지 않는 한도내에서 효율적인 농사법도 고민하는 것은
또 얼마나 신명나는 일이 될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오늘은 닭 키운지 만 2년만에 닭을 내 손으로 직접 잡았다.
그것도 네마리씩이나...^^;;;
장닭이 많아 처리해야할 상황인데다 갑자기 생닭 4마리를 주문하신 분이 계셔서
용기를 내어 봤다.
이제 시골사람 다 되어가는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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