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30일 수 맑음 겨울날씨
또 한해가 끝나가는 끝자락이다.
이번엔 가는 해가 느껴지는 것 같다.
정신없이 보내던 다른 해와 달리 올해는 조금 여유가 생긴 것일까?
이틀 뒤면 또 새로운 해다.
하지만 새롭다는 것이 큰 의미를 둬야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늘 그러함이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올해는 지나온 1년을 돌아보고
마무리해야할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아이들의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해 봄부터 초겨울까지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다닌 것이다.
농사는 가끔 뒤전으로 팽개쳐두다가 민경엄마만 잔득 고생시키기도 했고,
길거리에서 학교에서 가게에서 많은 분들 만나면서 많은 것도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달려 나와버렸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묵묵히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자고 했었는데,
남에게 상처도 주고, 상처도 받고 한 것 같아 마음이 좋지 못하다.
농사는 하늘과 땅이 기운을 주고 농부가 그때그때
힘을 보태는 것이라고도 한다.
올핸 살짝 하늘에 원망 스러울때가 많았던 것 같다.
작년도 가뭄이 있긴 했지만 지독한 가뭄과
또 반대로 부적절한 많은 비
이상 고온 등
농부의 가슴을 타 들어가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바깥으로 나돈 나로 인해 민경엄마 혼자 흘린 땀방울에 그 고마움을
우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 노력과 땀방울 덕택으로
올 한해 어느정도의 수확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정으로 미안하고 정말 고마워요. 민경엄마
올해는 큰아이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다.
귀농초기 초등학생이였던 민경이는
중3이 되었고,
우리의 무관심이면 무관심으로
혼자서 보낸 힘든 시간도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많이 미안해 했었다.
하지만 민경이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스스로 열심히 준비해서
합격하여 참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원하던 태봉고 입학을 축하한다. 민경아~~
그외 올해도 여러가지 말다툼도 감정상하는 일도 자주 있었던 것 같고,
농사일기를 꼼꼼히 작성하지 못한 점- 매년 수확철에 접어든 11월, 12월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는다는...-
한해의 끝자락이 되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떠오르지만...이만 줄이고,
며칠전 마늘의 자연피복 갈비도 다 덮고,
이제 올해 마지막 일로 민새네의 자랑 자가거름 만드는 일이 남았다.
가을 갈무리 하면서 나온 각종 부산물-
수수대, 율무대, 콩대, 팥대, 마늘대-
등을 마당 한 켠에 쌓아 두었었는데 어제 다 파쇄하였다.
파쇄한 것은 거름 만들 밭으로 갑바에 담아 옮겨 놓고,
거름에 넣을 미강(쌀겨,딩기)도 정미소에서 사서 쌓아 두었다.
오늘은 닭장을 쳐내어서 닭거름도 자루에 담아 내었다.
일체의 사료없이 잔밥이랑 곡식들과 풀만 먹고 싼 계분이라
좋은 거름이 되리라 본다.
닭장의 산란장 정리하고 바닥에 왕겨랑 갈비를
새로 깔아주니 내 마음도 뽀송뽀송한 것 같다.
가는 해에 거름까지 다 해 놓으면 좋겠지만...
새해에는 신명나게 즐기며 만들어 볼까한다.
마지막 우리 농산물을 믿고 사랑해주시고
민새네 시골살림에 방문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도 올립니다.
앞으로도 편리에만 치우치지 않고
작물스스로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건전하게 농사짓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분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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