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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참깨 농사

2021년 08월 07일 토 맑음 저녁 소나기

비닐 사용하지 않고 농사짓는 민새네는 

해마다 참깨 씨 뿌려 발아시키기가 참 어려웠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번 파종해야 겨우 조금이라도 참깨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5월 4일 1차 파종, 15일경 2차 파종.

5월 12일 참깨 모종 내기.

이렇게 두세번 파종하거나 모종을 내어서 옮겨 심었습니다.

그렇게 참깨를 심고, 잘 될까 걱정하는 마음이었는데요.

가물어야 참깨는 잘 된다더니 정말 7월 한 달 가까이 가물어서 

올해는 동네마다 참깨가 잘 된 모양입니다. 

민새네도 동네에서 이장집 참깨 잘 되었다는 소문이 날 정도였습니다.

8월 첫날부터 씨방이 터지기 시작한 것부터 골라서 

매일 아침마다 참깨를 베어다 실어 날랐습니다.  

베어 온 깨단을 최대한 높이를 맞춰서 가지런히 정리 해

물에 적신 짚으로 아래와 위 두 부분을 묶어 줍니다.

마당에 지지대를 만들어 묶은 깻단을 세웁니다.

며칠 햇볕에 씨방이 마르기 시작하고, 

매일 베어온 순서대로 지지대에 묶어 세워지고,

세울 공간이 부족해서 추가로 세울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드디어 오늘은 1주일이 다 되어 오래된 것들부터 해서 깨를 털었습니다.

이 시점이 되면 올해 참깨는 몇 킬로나 할까 하고 내기 아닌 내기를 하게 됩니다. ^^

100되 정도 하려나 얘기하니 (동네분들은 벌써 10말 했다는 분도 있더라구요. ) 

민새맘은 어림도 없다고, 너무 과하다고,,,30킬로 만 되어도 좋겠다고 합니다. 

깻단을 조심스럽게 옮겨 몽둥이로 두들기는데, 

처음 몽둥이질에 소나기 같이 참깨가 쏟아지는 소리가 참 좋습니다. 

오늘은 며칠 세워 말린 것들만 털어냈습니다. 

털어 낸 참깨를 정리해 보니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뽀얀 참깨가 참 좋습니다. 

30킬로까지는 힘들고, 20킬로 정도 나올려나 모르겠네요.

 

그래도 올해 참깨 농사는 참 잘 지은 것 같습니다. 

비닐 쓰지 않고, 농약, 비료 치지 않고 짓는 농사라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 늘 긴가민가합니다. 

올해처럼 이렇게 참깨 농사가 잘 되면, 으쓱해지고, 

더불어 내년에도 그다음 해도 계속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면 

민새네 농사법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