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3일 목 맑음
요즘 누렇게 익은 논에는 각종 기계들이
종횡무진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타작하는 콤바인이랑, 볏집을 묶는 베일러,
양파 심기 위해 논을 가는 트렉터,,,
새연이는 연신 지나가는 기계들에 탄성을 지른다.
어젠 아랫동네 분이 논에서 큰 베일러 기계로
동그랗게 볏짚을 말아서 내 놓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새연이는 '와~,와~ 신기해' 하면서 좋아했다.
나도 첨 보는 장면이라 신기해 했고,
기계가 참으로 편하긴 편하구나 하는 생각을 민경엄마랑
해 봤다.
또 각 길목, 도로변은 벼를 말리느라 나락들로 가득차있다.
이 나락들은 마르는 대로 포대에 담아서 창고에 넣어야 한다.
근데, 나이 많으신 아주머니들은 담기까지는 하더라도
이걸 옮겨 집에까지 가져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젊은 사람이 귀한 시골에서는 이럴때 젊은 나와 같은
귀농인이 여기저기 불려다니게 되는 것 같다.
딱한 사정을 알기에 바쁜일이 있어도 거절하지 못하지만,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들이 조금만 시간 내면 좋을텐데하는
맘이 들기도 했다.
오늘 우리땅의 지정을 받았다.
대략 3마지기가 채 못되지만, 3마지기 분량의 지정을
나락으로 받아왔다.
시골와서 첨으로 우리 먹을 쌀을 받은 것이다.
흐뭇한 맘.
그것도 잠시, 지정을 받긴했는데 집에 내려놓을 곳이 없다.
집 마당은 흙 뿐이고, 변변한 저장창고도 하나 없으니...
그래서 어차피 방아찧을 곳이 장인어른댁이니,
그곳에 옮겨 놓기로 했다.
지정을 받아도 저장할 곳도 없고,
저장 창고를 하나 짓든지 해야할 모양이다.
시골에서 창고는 참으로 필요한 시설이라는 걸 자꾸 느낀다.
우리가 오래살 터를 빨리 마련해서 멋진 창고 하나 지어야 겠다.
지정으로 받은 나락을 옮겨놓고,
또 필요한 것들도 좀 챙겨오고, 삼가에서 풍이,진이용
접종약과 몇가지 약들을 사서 왔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하루종일 햇볕 쨍쨍에
저녁엔 별이 총총이다.
정말 단비가 내릴지 갑자기 걱정이 앞선다.
제발 오랜 가뭄을 해갈할 넉넉한 비가 내려줬으면 좋겠다.
'시골살이 > 뿌리내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아이 학예발표회를 다녀와서 (0) | 2011.11.05 |
---|---|
곶감 만들어볼까 (0) | 2011.11.02 |
자립 하기 (0) | 2011.10.14 |
하우스에 전등달기 (0) | 2011.10.07 |
나무하자!! (0) | 2011.10.03 |
미안하다 사랑한다~ (0) | 2011.09.30 |
좋은 추억 (0) | 2011.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