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5월 16일 수 맑음
이번주 들어 마을이 조용하다.
동네 아지매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이긴 한데도,
웬지 조용한 느낌이다.
5월도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장모님이 하시는 말씀에,
"뿌릴때 잠시 고생하고, 거둘때까지
놀면서 하는데, 너거는 와 그리 힘들게 하노??" 하신다.
비닐도 쓰지 않고,
농약도 치지 않고,
화학비료도 주지 않고,
기계로 로터리 한번 치지 않으며
농사하는 막내딸네가 항상 걱정이시고,
답답하신 모양이다.
처음 씨뿌리기전 비닐을 치면,
풀맬 일도, 수분날라갈 걱정도,
성장도 촉진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겨울에도 미리 헛김매고,
틈틈히 풀을 맨다.
오늘은 감자밭에서 북주기를 마쳤다.
지난주부터 아침마다 가서 한 두둑씩 했었는데,
비 오기전에는 말라서 딱딱한 땅을
괭이로 긁어올리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었다.
비 온 뒤 땅이 촉촉할때 하기가 수월하여
오전에 민경엄마랑 같이 남은 북주기를 마무리 했다.
북주기를 하면,
두둑에 올라오는 풀도 잡고,
흙을 긁어주어서 작물에 산소공급과
알을 굵게 해 준다.
비닐을 씌웠다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매일 가서 조금씩 북주기를 하면서
감자를 한번 더 살펴봤었다.
하지만, 오늘 북주기 작업이라는 큰일을 마쳤기에
아침 감자밭 발 걸음이 좀 적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민경엄마가 두번째 맞는 봄에
재미를 느끼는 일이 산나물 뜯는 일이다.
작년엔 그럴 경황도 여유도 없어 못했던 일이였지만...
며칠 전 새벽녘에 앞집아지매와 고사리도
뜯고, 또 산나물도 뜯으러 다니기도 했었다.
경력많은 아지매들도 따라 다니느라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물 뜯는 일은 재미있나보다.
얼마전까지 짧게 산에 같이 올라가서 고사리나, 산나물
쫌 뜯어볼까 얘기하곤 했었다.
반면에 민경엄마가 힘들다고 하는 일이
두둑만들기, 북주기 그리고 거름 일이다.
특히 쌓아 놓은 거름을 뒤집는 일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기도 하다.
남자들도 무겁게 눌러 붙어있는 거름더미를
뒤집는 일에 땀 꽤나 흘리게 되니,
힘들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달 말 경에 거름 만들어 둔 것을
뒤집어야지 뒤집어야지 하면서도
선듯 시작하기 힘들었었는데,
오늘 그 큰일을 끝냈다.
집에 있던 여러가지 부산물(수수딩기,율무싸래기,김치국물,매실효소 담고 남은 찌꺼기)들을
다시 섞어 넣어주면서 뒤집었다.
지속가능한 농사!!
땅을 살리는 것이 제일 첫번째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길을 위해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조금 더 작물을 이해할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느낀다.
내 몸도 그 흐름에 녹아 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그러나 아직은 힘에 부치는 일들이다.
땅을 살리기 위해 거름도 만들도,
무거운 기계도 쓰지 않고 밭을 갈아야 하고,
작물 스스로 생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펴줘야 한다.
오래 오래 농사 짓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