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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농부의 하루

2012년 04월 23일 월 맑음

 

동네어르신들 보다는 늦은 기상이지만,

4월들어 동틀무렵 눈이 떠져 산책겸

밭을 둘러본다.

제일 먼저 발길이 닿는 곳은 올 봄 첫 작물인

감자 밭이다.

비온 뒤라 그런지 더욱 생기가 있어보였다.

오전에 산밭에 땅콩 골 타러가다가

옆집 아지매의 몸이 좋지 않아 진주 병원에 다녀오게 되었다.

당뇨가 있으신 분들이 갑자기 혈당 수치가 떨어진 모양이였다.

병원에서는 큰일 날 뻔했다고 그러고,

동네에서는 아지매들의 맘이 쑥쑥해진 모양이였다.

그나마 젊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고 한마디씩 하신다.

오전에 타지 못한 땅콩 두둑을 만들다보니,

어느덧 하루가 다 지나간다.

혼자서 거름내고, 밭 갈고, 평탄화 하고, 두둑 마무리 하고

차분히 바라본 두둑.

그때의 느낌을 사진으로 담아봤지만,

집에 돌아와서 본 사진은 그냥 담담하다.

 

해는 조금씩 기울어가고,

다른 밭도 한번 휙 둘러본다.

밀밭의 밀 이삭이 어느새 이렇게 자라있다.

고대하던 강낭콩도 이제 하나 둘 땅을 뚫고 일어서고 있다.

 

옆밭 아지매가 비닐도 안 씌웠는데도,

마늘이 참 좋다고 칭찬하신다.

초기에 춘부병이 있었지만,

지금은 특별한 병치레 없이 잘 자라주고 있다.

6월엔 마늘 풍년을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내일은 나무밭에 생강 두둑도 만들고,

도구도 파고 할 일이 많은데,

또 밤산 일을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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